3월 26일 방송분

“으쌰, 으쌰, 파이팅!”
한 작은 공장에서 아침마다 흘러나오는 소립니다...
정신 지체 장애인들과 일반인들이 한데 모여 작업을 하는 곳인데요...
작업이 시작되면 .. 하늘이 떠내려갈 거 같은 고함 소리가 들입니다..
대부분이 정신 지체 장애인이다 보니 어느 순간 사고가 일어날 지 모르기 때문에...
정신 집중을 하기 위해서죠..
특히 신입 사원이 들어올 때면 더 긴장한 탓에 고함 소리가 커지는데요..
그렇게 장애인들과 생활한 지... 어느덧 8년이 넘었네요...
그런데,,, 얼마 전 예기치 못한 큰 사고를 겪고 말았습니다...
기계가 작동되지 않아 점검을 하던 중.. 제일 어린 애인이 전기 스위치를 올린 겁니다..
결국 전... 오른손 엄지와 검지를 잃고 말았죠..
정말 너무 억울하고 원망스럽고...
대표이다 보니 산재 처리도 되지 않아 경제적인 부담까지...
게다가 아내와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소리내어 울지도 못했죠...
딱!! 죽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두 손가락을 잃고 나니 그제서야 장애인들의 심정이 이해가 되더군요...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일상의 모든 일들은 서너 살의 어린애처럼 서툴기만 했죠...
밥을 먹을 땐... 맘 같이 숟가락질조차 되지 않았고,
화장실을 가면 바지 지퍼를 올리고 내리는 일까지 혼자 감당하기 힘들더라구요...
다치기 전 까지.. 장애인들이 일을 서툴게 하거나 실수를 하면
' 아무리 아파도 저런 것도 못하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내심 미안해졌죠..
그리고 뼈 속 깊이 느꼈습니다...
모든 게 힘들고 어려운 장애인들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사실을요..
아침에 조금 일찍 출근해 출근버스를 보니...
직원들 중 막내는 뭐가 그리도 좋은지 싱글거리며 출근을 하더라구요.. ..
그 동안 원망하고 미워하고, 얼굴조차 보기 싫었었는데...
하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웃는 얼굴로 대할 겁니다...
저 천진난만한 얼굴을 보면 어느 새 미운 마음도 누그러지거든요...
지금은 .. 손가락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현장으로 돌아가 제 소중한 직원들...
장애인들을 있는 힘껏 안아줄 겁니다...

조진권씨 사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