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가 너무 약한(?) 남편..

저희는 맞벌이 부부 입니다.
며칠전 일을 하고 있는데 애들 학원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4학년인 아들과 3학년인 딸이 같이 피아노 학원을 다니고 있거든요..그런데 글쎄
아들 녀석이 장난친다고 뛰어오는 딸을 밀어 계단에서 넘어져 이가 다쳤다는 겁니다.
너무 놀라 곧바로 신랑한테 연락하고 저도 병원으로 달려 갔습니다.
제발 별일 아니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하면서 말입니다....
병원에 도착하니 신랑은 벌써 와 있었고..
아이 얼굴을 보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입술은 다 찢어지고..앞니가 세개나 부러진거예요..
얼마나 아프고 놀랬을까 생각하니 제 맘도 찢어지더라구요..
얼마후 사진을 찍고 향후 치료에 대해 진료실에서 한참 의사샘의 얘기를 듣던중 주위를 둘러보니 신랑이 보이지
않는 겁니다...
이 중요한 시점에 어디를 갔나 찾아보았더니...글쎄 로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겁니다.
화를 내면서 자기는 컴퓨터 하러 여기 왔냐구 물었더니..
속이 울렁거리고 무서워서 볼 수가 없다는 거예요..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또한 비위가 좋은건 아니지만..그 상황에서 어디 비위 따질때입니까?
집에 돌아와서도 화가 안풀린 저는 자기는 내가 죽으면 무서워서 쳐다보지도 않겠다라며 화풀이를 했습니다.
그날밤 저는 가슴이 너무 아파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동생을 저렇게 만든 아들 녀석보다..신랑이 더..미웠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좀 화는 나지만..우리 신랑 그냥 귀엽게 봐줘야겠죠?ㅎ
울 딸은 한개 한개 치아를 이쁘게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어 다시 이쁜 얼굴 되찾고 있답니다..
 
 
전주시 교동
이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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