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0일 방송분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지갑 하나 때문에 1년 동안 할 고민을 다 한 거 같네요.
지난 주말.. 전주에서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집에 가야 하는데,
지갑을 열어보니 현금이 하나도 없더군요...
현금 인출기로 확인해 보니 통장에 남은 잔고도 겨우 1만원...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자존심은 좀 상하지만
여자친구에게 돈을 빌려 터미널로 향하는 택시를 탔습니다...
울적하고 피곤한 몸을 택시에 싣고 한참 가는데,  옆에 두툼한 지갑이 하나 보이더군요...
마침 돈이 없던 저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지갑을 가방에 넣었습니다...
심장이 쿵쾅! 쿵쾅! 뛰고, 기사님 눈치도 보이고, 가슴을 졸이다 겨우 택시에서 내렸죠
그리고... 진안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 조심스레 지갑을 열었습니다.
적지 않은 현금과 각종 카드, 신분증, 상품권이 들어있더군요...
순간... 곧 다가올 여자친구와의 기념일이 떠올랐습니다...
이 돈이면 기념일을 멋지게 챙기기에 충분했죠.
하지만 신분증의 주소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차라리 신분증이 없었으면.. 했죠...
버젓이 주인임을 알리고 있는 신분증... 무작정 외면할 수만은 없더라구요..
그렇게 그날 밤... 그리고 이틑날 밤까지 계속 뒤척이며 잠을 설쳤습니다...
그리고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출근 전,,,
우체국에 들러 신분증에 있는 주소로 지갑을 보냈습니다...
잠시나마 나쁜 마음을 먹었던 제 자신을 반성하는 뜻에서 등기비도 제가 지불했죠...
속이 후련하더라구요..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 이런 것이구나... 실감했답니다...
그 후... 여자친구 기념일은 어떻게 했냐고요?
이런 행동에 하늘이 감동한 걸까요? 학원강사를 하고 있는데 때마침 월급이 나왔더라구요...
그래서 기념일....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다녀왔답니다...
지갑도 주인 돌려줬겠다.. 정말 가뿐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좋은 추억 만들고 왔죠..
물론 잠시 딴 생각을 했지, 누군가를 위해 좋은 일을 했다는게... 너무 뿌듯하더라구요
조금은 민망한 마음에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할까... 하다가
모닝쇼에서 만큼은 칭찬받고 싶은 소박한 마음에 이렇게 사연 보냅니다...
저 ... 정말... 잘했죠...?
 
사연주신 진안 상전면에서 김준수(가명) 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