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8일 방송분


제겐 조금 특별한 동서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인이 아닌... 베트남에서 시집 온 작은 동서...
시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는 질투의 대상이기도 하죠...
처음에 왔을 땐.. 정말 앞이 캄캄했습니다.
한국말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거기에 존대말까지 모르는 게 문제였죠.
결혼만큼은 안된다는 부모님의 충고를 무시하고 기어코 베트남 여자를 데려온 도련님...
적막감마저 감도는 살벌한 분위기 속에 “ 엄마 안녕하쇼...”
동서가 시어머니 한 첫 인사였습니다.
순간 시어머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지셨고, 저희는 옆에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다지 반기지 않는 어머니 때문에 따로 분가해서 살면서 일주일에 한 번 시댁을 찾는데요.
남편 아침밥은 잘 챙겨주냐는 시어머님의 말씀에
“ 오빠 밥 잘 먹는다, 걱정 말아라” 한 답니다.
제멋대로인 말투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신경이 더 곤두설때도 있죠..
하루는 김치를 담그기 위해 모두가 모였습니다... 당연히 동서는 심부름을 하는데,,
어머니께서 “ 토아야~ 고추가루 갖고 온나”  하자..
동서는 부엌 찬장에 있던 조미료를 들고 오더니..“이거 맞다”하며 환하게 웃는 겁니다...
그 바람에 모두들 배꼽 잡고 웃었죠. 시어머님도 얼굴에 미소를 띄우시더군요...
미운 정도 정이라고 했나요? 이제 그런 모습도 귀여워 보이시나 봅니다..
그렇게 타향살이에 적응할 무렵...  동서가 많이 아팠습니다...
시어머님도 걱정이 되셨는지 죽과 반찬을 챙겨 가자시더군요..
집에 거의 다다를 무렵...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무슨일인가 싶어 대문을 열어보니.. 동서가 아픈 몸을 이끌고 나와서
하늘을 보고 울고 있더라구요..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 이름을 부르면서요...
그 모습을 본 어머니는 가만히 다가가 안아주셨죠...
그 후... 동서는 어머님의 며느리가 아닌 제 남편의 여동생이 되어 버렸습니다...
덕분에 시누이 하나 생긴 셈이죠...
이젠 어머님이 먼저 동서 자랑에 입에 침이 마를 날이 없으십니다...
저 역시... 그런 동서가 귀엽기도 하지만..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해.. 가끔은 질투가 나더라구요.. 
어머님! 저희도 좀 챙겨 주세요!

 
사연주신 이선정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