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3일 방송분

"  ~ 거칠은 벌판으로 달려가자~”
모 연기자가 TV광고에서 친구의 어깨를 두드리며 부르던 노래죠...
제게는 노래가사 그대로 거친 벌판을 함께 나아간(?) 정말 소중한 친구 셋이 있습니다...
최근에 등산을 시작했다는 제 말 한마디에 등산화까지 고이 사서 보내준 센스쟁이 친구들이죠...
제 고향은 경기도 김포입니다. 고 3 여름방학 때.. 아빠가 갑자기 사고로 돌아가시고
가뜩이나 어려운 가정형편에 대학진학을 포기해야 했죠...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은 멋진 꿈을 갖고 있었지만...
아버지의 빈자리는 저를 한 없이 작아지게만 하더라구요..
다른 친구들은 새벽까지 공부를 했지만 전 집안 농사일을 도왔죠..
엄마의 곁에서 일을 돕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 여겼으니까요...
담임 선생님께서 그런 저를 안타깝게 여기시곤 대학지원을 해보자고 설득하셨습니다...
성적에 맞춰서 혹은 인지도 높은 대학들을 고르는 친구들과 달리 
전 국립대학에..  4년 동안 장학금으로 다닐만한 곳을 물색했죠..
전체수석을 하면 4년 장학생이 된다고 하더군요. 그러던 중 군산의 한 대학을 알게 됐습니다.
여기에도 제 친구들은 함께였습니다. 저까지 포함해 4명 모두 합격통지서까지 거머줬죠..
하지만 등록 마지막 날... 전체수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등록을 포기하려 했죠.
그 사실을 안 엄마는 쌀을 팔아 어렵게 한 학기 등록금을 마련해줬지만...
차마 그 돈을 쓸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그렇게 친구들은 군산으로 내려가고... 전 혼자 남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지원했던 수학과에 가서 물어보니 과수석을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한 학기 등록금 면제라고...
제가 지원한 과와는 전혀 상관없던 친구들... 저를 위해 과사무실을 찾아갔던 거였어요...
게다가.. 등록을 못한 저를 위해 자기들끼리 돈을 모아 등록할 때 내는 학생회비와
스쿨버스비를 내줬더라구요... 1988년 당시의 2만 2천 5백원이면 큰 돈이었고,
제게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큰 금액이었죠...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대학의 문턱을 밟게 됐습니다...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제 친구들...
저에겐 대학공부를 하게끔 길을 열어준 또 다른 스승입니다.
만규, 승권, 광순아! 죽을 때까지 우리 우정 변치말자... 사랑한다...
 
 
사연주신 조미경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