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방송분

‘4차원 소녀’가 아닌 ‘4차원 소년’ 얘기 한 번 들어보실랍니까?
제 아들은 머리에 막대기 하나만 꽂아주면 영락없는 외계인입니다...
어렸을 땐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을 쓰지 않은 채 학교 가는 걸 즐겼죠...
억지로 우산을 씌여 줘도 내팽겨쳤습니다..
평소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 위험한 길만 찾아다니다 차 사고까지 났었고,,,
고등학교 땐 두발 단속을 하려는 학생지도부 선생님도 거뜬히 고집으로 이긴 아이니까요...
하루는... 점심 시간 이후 애가 사라졌다고 학교에서 전화가 오는 겁니다..
알고보니... 생각할 게 있어 학교 뒷산에 올라 2시간 동안 생각하고 내려왔다나???
특히 음악에 빠져 사는데,,, 대중이 좋아하는 일반적인 장르가 아닌 마릴린 맨슨,
서태지 같은 가수 장르의 음악을 좋아합니다..
하루는 혼자 서울에 가수 공연을 보러 올라가더라구요..
홍대 카페에서 700명까지 공연을 볼 수 있었는데... 선착순은 이미 끝났으나...
똥고집으로 당당하게 그 공연을 보고 왔답니다...
또, 작년에는 서태지 공연을 보고 싶다며 가족들의 진을 쏙 다 빼 놓더라구요..
결국 함께 보기위해 50만원이 넘는 거금을 콘서트 비로 썼습니다...
아들의 음악사랑... 이게 끝이면 절이라도 했을 겁니다... 이사를 할 때였죠...
아내와 둘째 아들과 저는 열심히 이삿짐을 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큰 아들... 자기 방에서 박스 하나 달랑 들고 나가는 겁니다...
안을 살펴보니... 세상에... 자신이 애지중지 하는 음악CD만 잔뜩 들어 있었죠..
그도 그럴만 한 게... 자기가 쓰는 물건은 그것 뿐이더라구요..
집에만 오면 음악씨디를 챙기고.. 헤드폰을 끼고 사니까요..
화장실을 갈 때도... 밥을 먹을 때도... 그런 아들을 보며 아내는 속상해 울기까지 하더군요...
‘ 아들이 사는 세계는 어떤 곳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 어떻게 나한테 이런 아이가 나왔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렇게 음악에만 빠져사는 아들... 대학 문턱도 밟지 못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할 일은 하는지... 원하는 대학에 턱! 하니 붙더군요...
지금은 학교 때문에 서울에 가 있는데... 이제 철이 들었는지...
안부전화도 자주 한 답니다. 정말 많이 달라졌죠?
“ 아들아! 그 동안의 너의 알 수 없는 행동들... 사춘기였던거지...?
  너의 달라진 모습을 보니.. 하루하루가 기쁘다...
  공부 열심히 해서 더 멋진 아들이 되길 기도할게~~~ ”
 
사연주신 박재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