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 방송분

아픈 사람들을 낫게 해 주는 병원...
그 곳에 다녀오면 한결 편안해지고 아픈곳도 낫는 다지만..
저는 병원만 보면 왼쪽 다리가 쑤셔 오는 듯 합니다.
바로 수술 악몽 때문인데요...
가위 눌릴 정도로 끔찍했던 20여 년 전 일이 생각나네요..
당시.. 집안 사정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그만 두고 공장에서 일을 할 때였죠...
제 부주의로 종아리가 3센티정도 찢어졌고 출혈이 심해 부랴부랴 병원을 찾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꿰매야 한다고 무섭게 말씀 하시더군요...
겁은 났지만, 마취를 하면 아프지 않을 거란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죠...
식염수로 상처부위는 닦아지고 수술 준비는 되어 가고 있는데,,
한참 바쁘게 움직이던 간호사 누님이 급하게 나가시더군요...
그리고 바로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다리를 꿰매기 시작하셨습니다...
너무 아픈 나머지 비명을 지르고 말았죠..
의사 선생님은 젊은 사람이 엄살이 심하다며 아픈 게 아니라
살이 땡기는 느낌일거라며 진정시키시더라구요...
하지만 전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지금 이대로라도 좋으니 집에만 보내달라고 사정하고 싶었죠... 심한 고통에 거의 실신할 즈음...
급히 나갔던 간호사 누님... 커다란 눈을 말똥말똥 뜨며 의사선생님께 말을 하더라구요
 “어머, 선생님... 그 환자 마취 아직 안했는데요...?”
순간 의사 선생님도... 저도... 한 동안 멍하니... 누님만 바라봤습니다...
열 다섯 바늘 정도 꿰매면서 전 사경을 헤맸는데... 마취를 안했다니요...
선생님은... 제 엉덩이를 툭! 치시더니 “괜찮아... 괜찮지?”
그러시는 통에 저도“허허허 남자가 이 정도야...” 하며 웃고 나왔습니다.
그 후.. 무서워서 실밥이고 소독이고 병원에 가지 않고, 다 제 손으로 처리했네요...
그래서일까요? 그 흔적이 더욱 눈에 띕니다..
지금에서야 묻습니다... 간호사 누님...!
도대체 무슨 급한 일이셨습니까...?
마취 안했다고 말이라도 하고 가시지...
하지만... 얼굴이 예뻐서 봐 드렸습니다...
 
 
사연주신 박정수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