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 방송분

아마 많은 분들이 느끼실 거에요.. 직업병...
몸에 배어 어디서 무얼 하든 티를 내기 마련인데요.. 저의 경우는 인사입니다..
금융기관에 종사하고 있어 어딜 가든 인사하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죠...
옷을 사러 가게에 들어가도 열심히 구경하다가 손님만 들어오면
주인도 가만히 있는데 제가 먼저 “ 어서 오십시오 ~ ” 이런 답니다.
하지만 유독심해.. 민망할 때가 많았죠. 그래도 거기까지는 애교로 넘길 수 있쟎아요...
하루는 퇴근을 하고 급한 일이 있어서 택시를 탔죠...
목적지까지는 10분 정도의 거리였는데... 창 밖을 보고 있으니 어느덧 도착을 했더라구요..
미터기에 나온 요금을 보고 택시비 받으려고 손을 내미신 아저씨께
돈을 드리면서... 무의식 중에 뱉어버린 말! “ 고객님!! 처리되셨습니다”
순간 흐르는 정적... 아~~ 정말 쥐구멍이 있다면 숨고 싶었습니다...
예금이나 공과금 업무를 하고 나오는 멘트를 왜 택시기사님께 했을까요...?
택시 기사님은 ‘뭔말이지?’ 하는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고 계시고...
잔돈이고 뭐고 빨개진 얼굴로 택시에서 내려 무조건 뛰었습니다...
그 뒷모습을 보며 택시기사 아저씨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뭐.. 그냥 좀 이상한 여자겠거니 생각하고 말았겠죠? 다시 볼 사람도 아니었으니..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그 일을 잊어갈 때쯤.. 급히 갈 일이 있어 택시에  올랐습니다.
반갑게 인사하는 아저씨께 인사를 하는데,, 얼굴을 드는 순간...
시계를 거꾸로 돌려... 다른 택시를 잡고 싶은 마음 뿐이었습니다...
환하게 웃는 그 아저씨... 저번에 탔던 그 택시 아저씨였어요...
세상은 넓고도 좁다라는 말... 실감나더군요... 좁은 동네라서 그런가봐요...
아저씨 역시.. 저를 알아보셨는지...
“ 아 그 때 그 아가씨네...? 저번에 잔돈도 안가져 가시고,,, ”라며 웃으시더니..
“ 잔돈이 얼마였었죠...? ”라며 .. 주시려는 겁니다...
얼굴이 빨개진 채...손사래를 치며 “ 아니예요...” 라고 고개을 숙였죠..
아저씨... 그런 저를 보며...
“에이, 기분이다... 오늘은 저번 잔돈도 있고 그냥 갑니다! ” 하시더라구요.. ..
덕분에 공짜로 목적지까지 갔습니다...
그 후.. 무슨 행동을 할때마다 한번씩 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요..
그래도 불쑥 튀어나오는 습관...가끔 절 난처하게도 하지만...
그만큼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뜻도 되겠죠!
 
 
사연주신 김지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