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웬수???"

충청도에서 처음 이곳으로 이사와 정착한지 어언 17년,강산이 두번가까이 변할정도로 긴 세월이 돼 버렸네요.
당초 계획은 1,2년만 있다가 다시 고향으로 올라갈 요량으로 아내와 당시 막 돌이지난 아들은 고향에 남겨두고 저만 이곳 사택에서 생활한지 1년남짓만에 결국은 아내와 자식이 눈에밟혀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견디지못하고 이사를하고 말았지요.
 
그런데 세상 모든일이 제가 원하는대로 되는게 하나도없더군요.
당초예상했던 1,2년만의 귀향은 이미 물건너간지 오래고,둘째아이가 생기고,큰 아이는 초등학교,중.고등학교를거쳐 어느새 대학에 갈 정도로 성장해 버렸던거죠.
 
어렸을적부터 워낙 온실속의 화초처럼 바람불면 날아갈까,쥐면 꺼질까 애지중지 뭐 하나 부족한거없이 키워온 결과는,가히 한 마디로 실패작이더군요.
 엄마,아빠,동생의의견은 뒷전이고,모든걸 다 자기기준에 맞추어야만 했던거였어요.
크면 나아지겠지,철들면 괜찮아지겠지하면서 하루하루를 근심과 기대로 살다보니 어느새 고3을 지나,다행히 자기가 그토록 원하던 서울에있는대학에 우수한성적으로 입학을했답니다.
 
천만다행인것은,이 녀석이 지난달 말 대학기숙사에 입사시키고나서 며칠만에 사람이 백팔십도 달라진겁니다.
지금까지는 엄마,아빠가 무슨말하면 귓등으로 듣는둥마는둥해서 하루에도 열두번씩 제 아내와 언쟁을벌이기 일쑤였고,시간날때마다 방에틀어박혀 컴퓨터만붙잡고있어서,대학에 갈 수있을지조차 의심했을정도로 문제 투성이였던 그런 아들녀석이 완전히 다른사람으로 변해서 수시로 엄마,아빠한테 별일없냐고 전화도해주고,문자도 보내주니 어떤때는 저도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견디기 힘들때도 많답니다.
 
옛말에 자식이 웬수라는 격언을 늘 절감하고 살아왔었는데,웬수같은 자식이 하루아침에 보배처럼 느껴지니 이 보다 더 기쁜일이 또 있을지 의아하답니다.
 
자식자랑도 팔불출에 속하는지는 모르겠지만,팔불출이라 놀림을 받아도 우리 큰 아들 준호는 너무나 자랑스럽고 대견스러운 제 아들임에 틀림없습니다.
"박 준호 화이팅! 동국대생 박준호 화이팅입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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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곡/넬 노래면 아무거나 좋습니다.제 아들이 넬을 엄청좋아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