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방송분

“ 누님... 내일이 엄마 기일인 거 아시죠?  엄마 산소라도 다녀올까요? ”
동생에게 온 전화였습니다..
7년전...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엄마..
전 그런 엄마를 생각하면 먼저 제 손을 보게 됩니다..
제 왼손의 검지, 중지, 약지는 두 마디씩 없거든요..
당시 제 나이 6살...
강원도 정선의 산골마을에... 큰 사고가 벌어지고 말았죠...
두 살 많은 동네 언니와 소꼴을 써는 작두를 가지고 노는데,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언니가 작두에 손을 넣고 있는 날 보지 못하고 .. 그만 손잡이를 내린 겁니다...
아프다고 소리를 내며 울었지만...
겁이난 언니는 나를 아랫목에 강제로 재우고는 어른들께 혼날까 노심초사 했습니다...
전 ... 출혈과 고통 때문이었는지 정신을 잃고 잠이 들었죠...
그런 날 발견한 엄마는.. 사색이 돼 병원으로 안고 달리셨습니다.
마디를 자를 수밖에 없다는 의사 선생님의 청천벽력 같은 소식!!
백번이고 천 번이고 손가락을 살릴 방법을 알려달라고 비시며 우시더라구요,,
그 후... 치료를 받는 동안 버스 없는 시골 첩첩산중을
그것도 저를 업고 오르기 시작하셨죠...
살을 에이던 겨울 추위... 눈까지 뒤덮인 산중을 한 달 이상 업고 다니셨습니다..
당신 힘든 건 아랑 곳하지 않고 다친 손이 얼어터질까
호~ 호~ 불어가며 손을 녹여주시던 엄마의 그 입김...
마디를 잘라내야 하는 딸이 안쓰럽고 가여웠는지...
슬픈 마음을 숨기려 애써 입가에 미소를 띄우시는 모습...
아마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어렸을 땐 그저 다친 손가락만 보였지만... 마흔이 넘은 아줌마가 되어서야
엄마의 사랑이 가슴으로 느껴지네요...
아빠의 중환자실 입원비도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안으려
1년 반이 넘도록 아빠 간호에,,  식당일에,,, 병원 간병인까지 자원하셨던 엄마...
어렸을 때 용돈을 주지 않는다는 불평에 그저 아무 말없이 눈물만 보이셨던...
사랑하는.... 세상에 단 한 분뿐인 나의 엄마...
세월의 흔적 가득했던 주름살과 손가락 굳은 살...
한 번만이라도 기회가 된다면
남들과는 조금 다른 왼손으로 보듬어 드리고 싶네요...
 
 
사연주신 김영숙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