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방송분

어제... 곳곳에서 입학식을 하느라 학교 앞이 붐비더라구요..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는 학생들의 기운과 열정이 느껴지던데,,,
그런 풍경을 기분좋게 바라보지 못하는 분이 계십니다.. 바로 저희 어머니..
그렇게 바라시던 도립여성중고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하셨거든요..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홀로 5남매을 키우신 어머니...
남몰래 책을 펴들고 공부를 하려 하셨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죠..
하지만 자식들 다 키워서 시집, 장가 보낸 지금... 자신의 삶을 살고 싶으셨는지...
저희 몰래 도립여성중고등학교에 입학원서를 내셨더라고요...
갑자기 면접을 보러 가신다고 통보를 하셔서 알게 됐죠...
당당히 면접을 보러 가신 어머니... 혹시.. 하는 마음에 몰래 알아보니 불합격!!
학교에 전화해 미등록 현황이나 기타 문의사항을 여쭤봤으나 소용이 없었죠...
그 날 저녁 조심스럽게 어머니의 기분을 맞추며 학교 얘기를 꺼냈는데...
어머니는 언제 확인하셨는지 이미 알고 계시더라구요...
얼마나 실망하셨을까? 걱정을 하는데,, 어머니가 무언가를 내 놓으시더라구요..
바로 ... 학교 대신 1년동안 다닐 학원수강증!
불합격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지금 학원에서 꿈을 키우고 계십니다.
아침마다 가방을 챙기며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진작 챙겨 드리지 못한 게 죄송할 뿐이네요.
학원에서는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1시까지... 저녁부터는 개인 교습에 들어갑니다.
아내는 국어, 사회, 도덕을 ...  저는 과학, 영어, 수학을 맡았죠...
처음엔 어떻게 하실까.. 걱정했는데,, 곧잘 A B C를 따라하시더라구요...
그렇게 할머니와 아빠 엄마가 함께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5살, 3살짜리 두 아들도 옆에서 함께 공부 한다고 아우성입니다. 분위기 너무 좋겠죠? ^^
 
영어 과제를 내 드리면 밤새 외우고 쓰고.. 정말 열심이십니다.
적당히 하시라고 해도...
‘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 안된다...’
‘ 올해 열심히 공부해야.. 내년에 학교에 입학한다.. ’ 며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나름의 계획과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시는 어머니..
이 정도면... 내년엔 꼭 합격할 수 있으시겠죠?  여러분들이 응원해 주세요...
 
사연 주신 김수환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