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방송분

무뚝뚝한 남편... 솔직히 재미가 없긴 하지만...
그저 제가 하는데로 말 없이 모든 걸 지켜봐주는 남자입니다.
차라리 잔소리를 하는 남편보다야... 낫겠다... 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그 무뚝뚝함이 이렇게 마음을 아프게 할 줄 몰랐습니다.
25년 간 홀로 계신 친정엄마가 작년 10월 말... 암판정을 받으셨습니다.
길면 6개월 짧으면 3개월이라고 하더군요... 치료를 해도 확률이 10%미만..
이 막연한 확률을 위해 독한 항암과 방사선치료를 하셨죠.
하지만 많이 힘들어 하셔서 중단을 하고, 큰 딸인 제가 모시고 왔습니다.
아들도 없고.. 여동생 하나 뿐이거든요..
동생들과 친척들은 왜 치료를 중단하냐며, 욕을하고, 독하다고 손가락질을 했지만,
이렇게 힘들어하시다가 돌아가시면 평생 후회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하고 싶은 것, 드시고 싶은 거,
주변 사람들과의 정리시간 등 ... 이것 저것 해 드리고 싶었죠..
그런데 가뜩이나 힘들고 예민한 엄마.. 집에 들어오신 날부터 남편의 눈치를 보더군요.
신세지는 게 미안해 잠도 편히 주무시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다정하지 못한 남편은... 엄마께 인사만 할 뿐 다른 말은 전혀 하지 않죠..
어떤 땐... 없는사람 취급을 하더군요.
저와 아이들은 평소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엄마는 그게 아니셨던 모양입니다.
“ 엄마.. 저 사람 원래 .. 저래.. 아무것도 신경쓰지 말고 편히 있어... ”
하지만 엄마는 자꾸 동생집으로 간다고만 하셨죠..
 
하루는 엄마와 재밌게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남편이 퇴근을 하고 들어오더라구요.
그런 엄마.. 갑자기 주무시겠다고 방에 들어가버리더라구요. 9시도 되지 않았는데 말예요..
퇴근할 때... 과일이라도 사와서 ‘장모님~~’ 하면서 애교도 좀 부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남편에게 좀 살갑게 할 수 없나 화를 냈더니.. 원래 천성이 그렇다며 되려 뭐라 합니다.
하지만 제게... 이 말은 핑계로밖에 들리지 않아요...
그렇게 남편과 다툰 소리를 들으셨는지..
엄마는 자기 때문에 사이가 안좋아진 것 같다고 하면서 서울 동생 집에 올라가셨습니다.
속에서 울화가 치밀더군요... 사시면 얼마나 사신다고...
그렇게 며칠을 눈물로 보냈습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남편에게 맞추며 살았지만...
저도 다른 가정처럼 가족들과 살갑게 하하호호 웃으면서 지내고 싶은데,
그렇게 올라간 엄마께 장모님 잘 지내시냐... 는 전화 한 통 하지 않더라구요...
그런 남편이 정말 원망스럽고, 밉네요...
 
 
사연 감사합니다... 박미진(가명)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