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 방송분

누구시더라...? 뒤돌아 서면 다른 사람이고... 다시 만나면 처음 보는 사람들...
심지어 방금 만난 사람 얼굴도 기억을 잘 못해 특징이나 옷차림으로 생각해 냅니다...
얼굴을 모르니 이름도 당연히 생각이 안나겠죠...
대학시절 학생회 활동과 신문사 활동을 한 지라...
타 과 선후배, 취재원 등 아는 사람이 많았죠...
지나가다 마주치면 저에게 반갑게 인사하지만 누군지 잘 모를 때가 많아요...
그래서 그냥 반갑게 인사를 하죠...
어떤 때는 앞에 마주오고 있는 사람이 저를 보며 밝게 인사하길래...
반갑게 인사를 받았는데, 알고 보니 제 뒤에 있는 사람에게 인사를 했던 거였더라구요..
이런 대책없는 제 기억력... 결국 사고를 부르고 말았습니다...
할머니 친구분을 터미널에서 모셔와야 했는데요...
어렸을 때 저를 무지 예뻐해주셨던 분이셨죠...
길치인지라 네비게이션을 열심히 들여다보며 드디어 도착...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할머니 친구분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찾을 수 없는 게 아니라, 못찾았던 거였죠...
그런데 한 할머니께서 저를 항해 미소를 띄우며 다가오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순간 ‘ 아... 저 분이 할머니 친구분이시구나’ 라고 생각했고
인사를 한 뒤 할머니를 차로 안내했습니다..
좀 낯설긴 했지만 오랫동안 뵙지 못해서 그런 거라 생각했죠...
그렇게 터미널을 막 빠져나오는데, 엄마께 전화가 오더군요...
“수진아! 어디야... 할머니가 너 어디냐고 계속 전화하신다... 아직 도착 못한거야?”
순간 흐르는 정적... 전 차를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했습니다..
“ 저기 할머니... 누구세요?“ 뒷 자석에 편안히 자리잡은 할머니는 웃기만 하셨죠...
아... 제가 뭘 잘못한걸까요..?? 자세히 보니.. 정신지체를 갖고 있는 할머니 같았습니다...
부랴부랴 차를 돌려 터미널로 돌아갔죠...
거기에는 제가 찾던 할머니 친구분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근처에는 제 차에 있는 할머니를 찾는 보호자들이 있었죠...
전후 설명을 하고 사과한 후에 집으로 모셔왔습니다...
그 황당했던 에피소드는 그렇게 끝났네요...
정말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네요... 그 할머니 보호자는 얼마나 애가 탔을까요?
하마터면 납치범으로 경찰서 끌려 갈 뻔 했네요..
친구말이 이런것도 장애라는데, 그런가요? 정말 심각합니다... 도와주세요...
 
 
사연주신 이수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