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 방송분

요즘은 술을 권하지 않는 게 기본 메너라지만..
함께 마시는 자리에서 술을 전~혀 먹지 않는 건 좀 밉상이죠.
하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바로 저희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팀원.. 일명 ‘선생님...’
너무 바른생활을 하는 탓에 지어진 별명이죠...
전 직장여성...
같은 사무실에 세 명으로 구성돼 있는 저희팀은 자주 회식을 하는데,
선생님은 건강상 전혀 술을 마시지 못하시거든요..
대신 늘 자리를 지키시며 술을 많이 마시는 저와 저희 계장님을
안전하게 집에다 데려다 주는 운전기사 노릇을 하십니다... 너무 고맙죠?
그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아도 피곤해서인지 회식 다음날이면
많이 마신 저희보다 전혀 마시지 않은 선생님이 가장 늦게 출근을 한답니다.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 팀외에 다른 분들이 함께 하시는 바람에.. 그 분들을 모셔다 드려야 해서
저를 비롯해 계장님은 대리운전을 불러야했죠.
역시나 솔선수범 하셔서 전화하는 선생님..
“ 전주까지 얼마죠? ” “ 아니.. 전주까지 얼마냐구요~"
“ 참~ 이 아가씨 답답하네.. 전주까지 대리운전비가 얼마냐구요~ ”
이상하죠? 알아들을만 한데도 상대가 못 알아들으니...
그런데 알고보니.. 114에 전화를 걸어 대리운전 전화번호를 물어본다는 게 
대리운전회사에 전화한거라 착각하고 물었던 겁니다.
저희는 모두 길에서 배를 잡고 웃었죠...
그리고 또 한번은.. 이번엔 제대로 대리운전 회사 번호를 눌렀다며..
당당히 말씀하셨죠..  "여보세요? 거기 뻐꾸기죠?"   " 뻐꾸기 아닌가요?"
 “ 아... 아... 예... 여기... 대리운전이 필요해서요~ ”  
알고보니... 뻐꾸기가 아닌... 다른 새 이름을 가진 회사였더라구요..
한 잔도 안마시면서 취한 사람처럼... 어찌나 엉뚱한 행동을 잘 하시는 지...
덕분에 한번 씩 웃느라... 저희는 술을 조금이라도 깰 수 있답니다...
마시지도 않으면서 술 자리 함께하는 거...
해 보신 분들은 아시죠? 지겹고 재미없고, 또 뒤치다꺼리까지 하느라 힘들텐데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돈독한 팀웍을 보여주시는 선생님... 너무 감사해요~
 
이성남 씨 사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