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4일 방송분..

요즘 아이들 말 하는 거 보면 기가 찰 때가 많죠..
대체 어느나라 말인지.. 다 줄여서 하는 신조어들 때문에 통역사가 필요할 정도...
때문에 중1 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저를 답답하다는 듯이 쳐다봅니다.
하지만 시댁에 가면 달라집니다...
저희 어머님... 올해 연세가 일흔이신데... 저와달리 아이들과 대화가 잘 통하시더라구요. 
대화내용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우리나라 말 같기는 한데...  못 알아 듣겠고...
소외감마저 느껴집니다...
하루는 시어머님 생신... 친척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모두 한데 밥상 앞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고 있었죠...
근데 아들이 “므흣~”하며 미소 아닌 미소를 날리더라고요...
“저는 ‘므흣’이 뭐야? 뭐.. 국 더 달라고?”
그러더니 아들 입이 뾰죽 나오더니 “우리 엄마랑은 대화가 안통해요...”라며
“엄마! 지못미~” 이러고 쌩하니 사라지는 겁니다...
저는 한 동안 무슨 말일까... 속으로 연구를 했죠...
아무리 생각해도... 뭔 말인지 모르겠더군요...
근데 옆에서 조용히 듣고 계시던 어머님께서 “애미야, ‘므흣’은 그냥 기분좋다...
이런 말이고... ‘지못미’는 철민이가 너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단다...”이러시는 겁니다...
그 말을 듣고도 한참을 생각한 끝에 이해했죠...
이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던 아들... 저를 향해 또 신조어를 날립니다..
“오나전 안습이야 엄마!” 아... 이건 또 무슨 말인지요...!
옆에서 또 다정하게 설명해 주시는 어머님...
“애미야... 어떻게 나보다 더 모르냐... ‘오나전’ 완전...
‘안습’ 안구에 습기가 찬다... 눈물이 난다... 이런 뜻이다...!”
너무나 잘 알고 계시길래 신기해서 어디서 아셨냐고 여쭤도 아무 말씀 없으시고...
저만 외톨이가 된 것 같아 서운하더군요...
알고보니 어머님 친구분이 손자들에게 들은걸 심심풀이로 알려주신 거였더라고요...
어머님의 결정적인 한 말씀! “애미야... 나랑 같이 공부하자...!”
저도 이참에 어머님 ‘스터디 그룹’, 다녀야 하나요?
요즘에는 서점에서도 신조어 사전을 판다고 하던데...
아들과 대화하려면 요즘 엄마들 필수도서인 것 같아요...
정말 신세대 엄마 되기.... 힘든 세상입니다...
 
 
사연주신 최진숙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