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0일 방송분

요즘은 이력서에『 운전면허 취득 』은 이제 필수라서 쓰기도 민망하다고 하던데,
전 얼마 전까지 이것조차 당당히 쓰지 못했습니다..
친구들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한 번에 딴 운전면허증... 하지만 전 예외였습니다.
등록을 하고, 면허시험의 첫 코스, 필기시험...
열심히 공부해 높은 점수로 당당히 붙었죠...  자신감이 생기더라구요...
하지만 문제는 기능시험... 아무리 연습을 해도 왜 그렇게 차가 말을 안 듣는지...
오르막길에서 시동을 꺼 먹지않나... 주차선은 왜 그리 좁은 지...
제 차만 지나갔다 하면 어김없이 반짝이는 빨간불과 경고음...
전 수강생들과 강사님들 사이에 유명 인사가 되고 말았죠..
결국 첫 번째 기능시험에서 떨어졌고, 전 친구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말았죠.
솔직히 기능시험 떨어진 친구들이 없었거든요.. 심지어 저희 엄마도...
그 후 ... 두 번째 시험을 봤는데, 역시나... 였습니다.
창피한 나머지 친구들한테는 합격 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서둘러 세 번째 기능시험을 보러 왔는데,
아뿔싸...! 친구 중 한 명이 등록을 하러 온 겁니다.
결국 저의 얕은 거짓말은 들통 나고 말았죠...
그 날 친구 입을 막으려고 밥 한 끼 거하게 쐈습니다. 가슴이 아팠지만 어쩌겠습니까?
세 번째는 더 이상 떨어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정말 나름 열심히 했습니다.
겨우 겨우 합격...!
하지만 마지막 난관이 있었죠.. 도로주행..
시험날.. 겨우 주행을 마쳤는데, 경찰분이 아무 말씀 없으시길래
속으로 ‘ 아 합격이구나...! ' 하며 좋아했죠. 하지만 채점표에는 불합격 표시...
아마도 제 운전이 너무 불안해 겁이나 아무 말씀도 못하셨나 봅니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결과가 궁금했겠죠..
하지만, 떨어졌다고 말 할 수가 없어 또 거짓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던 저.. 같은 학원에 등록했던..
제게 밥을 얻어먹었던 친구를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겁니다..
전 부랴부랴 그 친구의 가벼운 입을 비싼 밥으로 단단히 봉한 뒤.. 두 번째 도로주행을 봤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제겐 대입시험 만큼이나 힘들었던 운전면허시험..
아직까지 친구들은 제가 논스톱으로 합격한 줄 알고 있는데...
설마~ 그 친구.. 말하진 않겠죠. 생각난 김에 오늘 확실하게 한번 더 입을 막아야겠네요.
 
사연주신 이나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