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 방송분

대학 추가모집과 등록기간인 지금...
대입에 관련된 기사들을 보다 문득 제 고교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2000년 겨울,,, 목포에서 살고 있을 때였죠...
무사히 수능을 마치고, 점수대에 맞춰 가군부터 라군까지 총 4개의 대학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원서를 쓰려는데.. 긴장이되더라구요.. 
그래서 담임 선생님께 대필을 부탁드렸죠..
혹시 글자 하나 잘못 써서 대학에 떨어질까봐 불안 하더라구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주소란에‘상동’이라고 적혀있는 겁니다.
저희 집은 목포 용해동... 본적란에는 분명히 용해동이라고 쓰셨는데,
주소란에만 ‘상동’ 이라고 적으셨더라구요... 상동은 저희 옆 동이었거든요...
어린 마음에 고민을 하던 저는 결국 원서를 잃어버렸다고 말하고,
담임선생님께 다시 써 달라고 부탁했죠. 하지만 역시나 였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어떻게 두 번씩이나 그럴 수 있을까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저는 결국 옆 반 담임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자리를 비워서 그런다고 둘러대며 부탁을 드렸죠...
그런데 이걸 어떡합니까? 옆 반 담임 선생님마저...‘상동’이라고 쓰는 겁니다...
왜 자꾸 본적과 다르게 동을 쓰시는 건지... 기가 막힐 노릇이었습니다...
나름 인사도 잘 하고 착한 학생이었다고 생각했는데,
혹 선생님들께 찍힌건가.. 싶어 속상했죠..
하지만 답답한 마음에 말씀드렸습니다.
“ 선생님.. 저희집은 상동이 아니고, 용해동인데요..왜.. 상동이라고 쓰시는지... ”
제 말을 들은 선생님.. 파안대소를 하더군요....
혹시 담임선생님도 그렇게 쓰지 않았느냐고 물으시면서요.
알고보니... ‘서로 상’에 ‘같을 동’자더군요... 서로 같다.
즉,, 본적과 현주소지가 같다는 의미였던거죠...
옆 반 담임 선생님께서는 친절하게 한자로도 적어주시더라구요.
이렇게 저는 4개 대학을 지원하는데, 총 12장의 원서를 쓰고 말았습니다...
그 후 제게 새로운 별명이 생겼죠...  ‘상동’이라구요..
 
 
사연주신 김효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