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 방송분

작년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미국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넓은 곳에서 아주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다시 오지 않을 좋은 기회...
게다가 지인까지 그 곳에 있어서 덕분에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돌아오는 길...
학생신분이라 저렴하게 오가려니.. 이곳저곳 경유하는 항공기를 택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운이 나빴던 걸까요?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새벽 비행기를 타기 위해 전날 밤을 텍사스 공항 구석에서 보내고 비행기를 타려는데,
게이트가 예고 없이 변경돼 놓쳐버리고 말았죠..
황당하고 짜증났지만,, 프런트에 항의해 다음 비행기를 타게 됐는데,
세상에... 그 비행기마저도 고장난 겁니다. 그렇게 또 1시간이 흐른 뒤 다른 비행기에 올랐고,
예정보다 세 시간이나 늦게 LA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알고보니, 우리나라로 가는 비행기가 일주일에 달랑 두 번..
조금 전에 놓쳤으니 사흘을 기다려야 했죠. 항의를 했지만 비행기가 없으니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 때부터 LA공항에서의 2박 체류가 시작됐습니다.
난방도 잘 되지 않는 LA공항... 카펫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잠을 잤고,
화장실에서 세면을 해결하고...  한 끼로 하루를 버텼습니다...
이미 가족들 선물을 사느라 돈이 없었거든요.. 공항에서는 뭐가 그리 비싼지...
결국 선물로 사 둔 초콜릿을 까먹으면서 지냈죠..
그러던 중... 한 흑인에게 전화비를 빌려 여행하며 도움을 받았던 지인에게 연락해
다음달 잠자리는 겨우~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틀을 보내고, 또 경유지인 오사카 공항으로 향했고...
그 곳에서 역시 비행기 시간이 맞지 않아 하룻밤 공항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겨우 우리나라 땅을 밟을 수 있었죠..
돌아와서 보니, 직통으로 15시간 정도면 올 거리를 전 나흘이 걸린 겁니다.
그것도 공항에서 노숙까지...  
이제 '공항' 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소름이 끼칠 만큼 지긋지긋합니다.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한다던데... 이번 기회에 제대로 했네요.
비록...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제겐 잊지 못할 여행이었습니다.

사연주신 박만식 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