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 방송분

10년 전.. 어머니께서 당뇨 합병증으로 쓰러지셨습니다.
몇 차례의 고비를 넘기면서 이제 몸무게가 40키로그램도 채 나가지 않는 야윈 모습..
하지만... 그런 어머니 곁에는 늘 아버지가 함께 하시죠.
처음엔 간병인이 있었지만, 경제적 부담이 커지자 당신께서 팔을 걷어 붙이시더군요..
1남 5녀... 육남매를 뒀지만, 서울, 정읍, 전주에 떨어져 살고, 부안에 큰 언니가 함께살고 있죠..
하지만, 학원일로 밤12시가 넘어야 들어오기 때문에
엄마의 대소변을 받아내며 병간호를 하는 아버지가 엄마와 24시간을 함께 하시는 셈이죠.
사업을 하셨던 터라 집에 계시거나 집안 일은 한 적이 없으셨던 아버지..
어릴 적 기억에도  집보다는 사업이 우선이셨죠... 그러니 병간호가 많이 답답하셨을까요?
그런 아버지께 유일한 자유의 시간은 일요일 아침 교회 가는 시간 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언니에게 하루 휴가를 내라고 하셨답니다... 일이 있으시다며...
언니는 별 말 없이 휴가를 냈고,  그 날은 언니가 엄마를 돌봤죠..
그리고 그 날 밤... 집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교회였는데,,,“ 아버님... 집에 잘 들어가셨나 해서요... "
알고보니... 교회 어른들과 야유회에 가셨던 겁니다. 몰래 다녀오려고 하셨는데,
생각지 못한데서 들키자 얼굴이 빨개진 아버지.. 헛기침만 하셨죠..
그리고 며칠 엄마와 언니에게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셨다는 겁니다..
얼마나 가고 싶으셨으면... 하는 생각에 가슴이 짠~ 해지더라구요...
그리고 일을 핑계도 조금이라도 일손을 덜어드리지 못해 죄송한 생각도 들구요.
어제는 엄마 생신이었습니다.. 교회 야유회 사건에 미안한 마음이 크셨던 걸까요?
소고기 듬뿍 넣고 미역국에 잡채까지 만들어 생일상을 차리셨더군요.
아쉽게도 전 일 때문에 함께하진 못했지만...
여섯이나 되는 자식들이 있는데도, 자기 살기 바쁘다고 아버지를 너무 힘들게 하는 거 같아
마음이 편치 않지만 그래도 엄마 곁에 아버지가 계셔서 참 다행이이네요..
엄마생신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 내년 생신 땐 꼭 원하는 선물 해 드릴께요..
사실은 제 나이가 서른 아홉... 아직 시집을 못 갔거든요..
내년엔 꼭 멋진 사위감과 함께 예쁜 케익 사 가지고 갈께요..  그 때까지.. 건강하세요~~
 
 
사연주신 문승연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