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 방송분

저는 결혼 10년차 주부입니다...

제 남편의 ‘일편단심 메모사랑’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합니다...

남편은 연애를 할 때부터 핸드폰은 두고 다니는 한이 있어도

수첩은 항상 갖고 다닙니다...

심지어 영화를 보는 중에도 감명받은 대사를 있으면 바로 적어놓고...

또 뭘 먹을 때도 수첩을 꺼내 기록하죠...

 

“뭘 그렇게 적냐...”며 옆에서 수첩을 들여다 보면 입이 떡 벌어집니다...

그의 하루 일과를 속속들이 알 수 있었거든요...

아침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 밥은 무엇을 먹었는지...

누구와 만나서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비내리는 창 밖을 보고 혼자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렇게 사소한 것까지 메모하는 그의 습관 덕에

저에게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답니다... 수첩만 들여다 보면

금방 들통나고 마니까요...

 

그렇게 모든 것들이 적혀 있기에

집착 아닌 집착도 했었죠... 여자들이 그러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의 하루 일과가 어찌나 궁금하던지...

건망증이 심한 제게 도움도 줬습니다... 항상 전화를 해

그날 제 스케줄을 알려줬거든요... 사소한 제 약속까지

챙기는 센스란... 정말 멋지지 않나요?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수첩을 썼는지 물어봤는데...

그 다음날 종이가방에 한가득 가지고 오는 겁니다...

안을 보니... 정말 셀 수 없는 양의 수첩이 들어차 있더군요...

저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나?

 

지금도 남편 서재에 가면 ‘보물1호’들이 빼곡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소설이나 시도 곧잘 씁니다... 등단을 하지는 않았지만...

꽤나 유명한 시인들이 인정하기까지 했죠...

남편에게 등단을 권유했더니... 자기는 그런 거에 관심없답니다...

돌아가신 시아버님도 수첩없인 살 수 없는 분이셨다네요...

메모를 ‘삶의 윤활유’라고 표현하는 남편...

저도 결혼하고부터 다이어리를 적고 있습니다...

젊은 아가씨들 다이어리에 일기를 적고 예쁘게 꾸미죠?

요즘 이 맛에 삽니다...

여러분도 메모관이 되어 보는 거 어떠세요?

 

 

최미선 씨... 사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