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6일 방송분

" 그만 좀 하고, 여기 좀 도와줘~"
하루종일 저의 잔소리는 끝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남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우표수집에 전념하고 있죠..
비닐을 잘라 우표에 싼 뒤 앨범에 꽂기까지... 그야말로 지극 정성입니다..
맞벌이를 하면서도 4살짜리 딸 아이 깨우는 일과 밥 먹이는 일도 언제나 제 몫이죠..
주부이고, 엄마이지만,, 직장일에 집안 일까지 하자면 한계를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덕분에 부부싸움은 일과의 하나가 되 버렸죠..
하지만,, 그런 남편에게 솔직히 전 할 말이 없습니다.
우표수집이 유일한 취미인 남편...
13살부터 용돈을 모아 수집해왔던 우표를..
결혼 전 공무원을 준비하는 제 학원비를 마련하느라 제 값도 못 받고 팔았거든요.
번번한 직장이 없어 보태주지 못해 미안해하며
20년 이상 모았던 값진 우표를 제 공부를 위해 포기한 거죠..
하지만 그때 전 남편이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인 줄만 알았고
형편이 어려운 제게 주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남편은 그 때 팔았던 우표를 다시 모으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서운하기도 미안한 마음이 더 크더라구요..
저렇게 사랑하는 우표를 팔 당시.. 어떤 마음이었을지...
며칠 전에는 우표를 싸는 비닐을 자르다 칼에 손끝을 베었습니다.
마취도 안하고,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손을 꿰매는 남편을 보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구요..
화가 나서 아주 잘했다고 핀잔을 줬지만,,, 또 후회를 했네요...
올해엔 남편이 좋아하는 우표전시회를 찾아다닐 생각입니다...
제가 우표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입이 귀에 걸리는 사람이니까요...
그때는 말 못했지만..  남편에게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사연주신 김순하 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