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일 방송분

제겐 15개월 터울인 두 아들이 있습니다.

큰아이가 8개월때 둘째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거든요...

그냥 존재만으로도 한창 사랑받았어야 할 큰아이는

돌이 얼마 지나지 않아 둘째에게 가족들의 사랑을 뺏기고 말았습니다.

둘째가 있어서 그런지, 첫째가 꼭 큰 존재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둘 다 아들이라 이리저리 손이 많이 가더라구요. 그래서 지치고 짜증이나면

그걸 참지 못하고 20개월도 채 안되는 첫째에게 그 화를 다 풀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미안한 일이죠.

 

어느 정도 대화가 통한 네 살쯤엔 말안들으면 경찰아저씨한테 보내버린다며

짐을 싸주기도 했습니다. 그 어린게 얼마나 서럽고 속상했을지...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누구보다도 제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착한 아들이 되었지만, 둘째에 비해서 소극적이고 눈물이 많아서 걱정이네요.

얼마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전 저녁준비에 바빠 주방에만 묶여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작은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길래 놀래서 나가보니

큰애며 작은애며 온통 진흙을 뒤집어 쓰고 있는겁니다.

그래서 함께 나갔던 시아버님께 여쭤보니, 왈가닥인 둘째가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논두렁에 빠졌고, 첫째가 동생을 구하겠다며 같이 뛰어들어

결국은 둘 다 아버님의 도움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더라구요.

그것도 큰아이만 먼저 들어올려 꺼내줬더니

어서 동생도 꺼내달라며 아버님을 재촉했다네요.

말썽쟁이 두 아들을 씻겨주며 물었습니다. 동생을 왜 구해줬냐고...

그랬더니 당연하다는 듯이 천진난만하게 대답하더군요.

"용이는 내 동생이잖아... 내가 용이 형이니까 당연히 구해줘야지..."

자기의 사랑을 빼앗아간 동생을 미워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제 갓 일곱 살이 된 아들... 어느덧 너무 자라버려서 엄마를 감동시키기도 하네요.

 

똑같이 어린아인데도 너무 형 대하듯 다그치기만 한 건 아닌지 후회스러웠는데

그래서 그런지 의젓한 모습으로 형의 노릇을 다하겠다는 첫째 이소...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 누구보다도 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번일을 계기로, 첫째 둘째 모두... 공평하게 제 사랑 나누어주고

조금 더 아껴주고 싶네요... 큰아들 이소! 둘째 용! 엄마가 사랑하는 거 알지?

 

사연보내주셔신 이미연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