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방송분

두 딸과 홀로서기 한지, 어느덧 4년이나 흘렀네요...

친구들보다 이른 나이에 결혼해서 행복한 신혼생활을 시작했고.

8년의 결혼생활을 했습니다.

처음에 남편과 하나 둘 어긋나는 일이 있을때마다, 괜찮겠지 싶었어요.

아이 낳으면 좋아지겠지... 둘째 낳으면 또 좋아지겠지...

하지만 이미 남편의 지독한 술버릇으로 지쳐버린 전 마음을 굳게 닫았죠.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시작한 광주를 떠나, 친정으로 돌아와

혼자서 법원을 오가며 아이들 아빠와의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하긴 했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벗어나고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더군요.

그렇게 이혼을 마치고 친정에 들어가 살았습니다.

그런데 좀처럼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었어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저만 쳐다 보는 것 같고, 손가락질 받는 것 같아서죠.

부모님 뵙기도 죄스럽고, 지난 세월을 후회하느라 우울증에 빠져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친정은 농사짓고 사는 곳이라, 절향한 동네 어른들의 시선은

아직도 곱지많은 않거든요. 다시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거라고

제 자신을 응원하다가도, 누군가와 스치기만 해도 생기는 온갖 소문들로

저는 위축되고, 점점 그 시선들이 부담스러워 졌습니다.


나가서 아이들과 당당하게 지내라는 부모님의 격려에 집에서 나와

엄마와 아이가 함께 지낼 수 있는 보호시설에 들어갔죠.

내 집은 아니지만 다른 눈 의식하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지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게다가 아이들도 더욱 밝아졌고, 예쁜 웃음을 많이 지어줘 용기를 얻었습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엄마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고마워 해야 한다고...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혹 새엄마를 만나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도 있었을텐데, 저 때문에 괜히 고생하는 건 아닌지... 미안한 마음 뿐이죠.

제가 직장에 다니며 아등바등 살아가는 지금... 가끔은 세상의 편견에 부딪혀서

힘들때도 있지만... 부딪히며 더욱 단단하게 살아가려구요 ~

 

그늘 없이, 예쁘고 곱게 자라준 제 두 딸을 보면서 열심히 살기로 다짐합니다.

저와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행복 할 수 있게,

지난 상처를 모두 씻을 수 있게, 새해엔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사연보내주신 김난주(가명)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