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0일 방송분

제게 하나밖에 없는 오빠... 오빠 생각을 하면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차디찬 구치소 바닥에서 새우잠으로 겨우 잠을 이룰 모습이 떠올라서죠.

하지말았어야 할 범법행위를 해서 지금 재판을 기다리며 구치소에 있거든요.

어떤 유혹이 있었는지... 회사 중견간부로 일하면서 뇌물을 받았다더군요

그게 드러나면서 법의 심판을 받게 된거죠...

지금은 돌아가신 아빠께 든든한 버팀목이던 오빠...

멋진 아들이 되고자 부모님께 늘 좋은 것만 해드리려고 노력했고,

제가 채워드리지 못하는 것들까지 메꿔주던 오빠가 고맙기만 했었습니다...

탄탄대로를 달리며 당당한 오빠였기에

지금은 초췌해져버린 몸에 걸쳐있는 황토색 수의가 너무나 처량해 보이더군요.

 

모든 걸 잃은 듯 무너져버린 나약한 모습만 보면

괜시리 눈물이 나곤 했는데,

가끔 면회를 다녀오면 밥을 넘길수도 없게됐습니다.

제 입으로 들어가는 따뜻한 밥과 국이 너무나 죄스럽고 한심스럽게 느껴져서요...

오빠가 구치소에 수감된지 3개월째...

올케언니는 더 이상 면회를 가지 않고 있습니다.

어느덧 마음속으로 오빠와의 관계를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오빠의 희망인 두 아들... 아빠를 보고 싶어 하길래

한번은 함께 면회를 갔습니다. 오빠도... 아이들도... 저도...

모두다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고,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까 싶어

이젠 저 혼자 다녀오고 있죠...

항상 오빠와 이야기 합니다... 지은 죄 값을 치르는 건 당연한 거고

법의 심판을 마음 편히 기다리기로요..

 

오빠가 마음을 약하게 먹진 않을지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제 앞에서는

죄값을 치르고 나면 새로운 사람으로 정직하고 바르게 살겠다고 다짐하는 오빠.

연말이라 이런저런 생각도 많을텐데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네요.

하나밖에 없는 동생을 구치소에 드나들게 만들었다며 괴로워하는 오빠에게

부디 동생의 이 사랑과 용기... 가족들의 따뜻한 기운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는 제가 아는 모두가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언제나 떠올리면 가슴아픈 오빠를 또 추억하네요...

 

 

사연보내주신... 박수진(가명)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