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6일 방송분

지난 2003년... 결혼한지 6개월만에 이혼을 했습니다.

결혼 전, 친누나에게 사업자금을 빌려주고 보증을 서줬던게 문제였죠...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아내를 붙잡을 순 없었습니다.

빚 독촉에 시달리느라 직장도 그만둔 채 학원 강사일과 밤엔 아르바이트...

숙식은 학원 사무실에서 해결하며 친구들과 연락도 끊은 채 돈만 벌었습니다.

외롭고 고된 시간이었지만, 열심히 바삐 살다보면 언젠간 좋은날도 있을테니까요.

 

노력 끝에 1년 6개월간 모은 돈으로 어느정도 빚도 갚았고

친척분의 도움으로 새로운 직장도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일하면서도 밤에는 학원에거 강사일을 계속했더니

도대체 돈 많이 벌어서 어디다 쓰려고 하냐며 놀리는 사람도 많더군요.

 

그렇게 바삐 살던 중 아는 형을 통해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남편과 사별하고 두 아이를 기르고 있었죠.

처음 그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조금은 놀랐지만 만남은 계속됐습니다.

만날수록 제 상처를 위로받을 수 있었고, 좋은 여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함께 새 출발 하기로 결심은 했지만 집안의 반대가 너무 거셌습니다.

하지만 반대가 심할수록 저는 결심을 굳혔고

그러던 지난 크리스마스... 네 식구가 모여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그때까지도 아이들은 저를 새 아빠로 인정하지 못하고 어색해 했었거든요.

초등학생밖에 되지 않은 어린아이들이었기에

이해하고 마음을 열어줄 때 까지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게 뜻밖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더군요.

'아빠'라고 불러준겁니다...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저도 돌아가신 아빠와의 추억은 잊지 말되, 저 역시 아빠로서

좋은 추억만 만들어 주겠노라고... 친자식 이상으로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죠... 온 가족이 행복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후, 식구들의 결혼 허락이 떨어졌고 지금은 행복한 가정을 이뤄 살고 있습니다.

다들 그러더군요. 직접 나아 기른 자식도 밉고 귀찮을때가 있는데 대단하다구요...

하지만 전 한꺼번에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그리고 딸을 얻었으니

너무 행복하기만 합니다. 다들 건강하게 지금의 행복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내년에는 더 열심히 일해서, 네 식구가 함께하는 결혼식을 올릴까 합니다.

나의 소중한 가족들... 정말 사랑합니다...

 

사연보내주신 김현식(가명)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