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작은 행복..

 

어제는 우리딸 10번재 생일이였습니다.

멋진곳에 가서 딸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우리딸이 몇년전 부터 사달라고 졸라대던 어항을 사왔죠..예쁜 열대어 몇마리와 함께요..

몇년전부터 계속되던 딸아이의 작은 소망이 어제서야 이뤄진거죠..

사실 전쟁같은 아침을 치르고, 퇴근해선 많은 집안일에 잠자리에 들기 몇분을 남기고서야 하루일과를 마치는 저로서는 정기적으로 물고기 밥을 주고 정기적으로 어항 청소를 해야 하는 일이 성가싫게만 느껴졌었거든요.

그래서 엄마의 이기적인 맘으로 물고기를 키운다거나 애완동물을 키운다는게 아이들 정서에 좋다는걸 알면서도 딸아이의 작은 소망을 묵살해 버리곤 했는데..이번엔 딸아이의 생일파티 는 안해도 좋으니 어항을 사달라는 너무나도 간절한 바램에 저의 이기심을 접고야 말았죠..

어항에 물을 담고 장치를 설치하고, 약을 뿌리고, 한시간을 기다렸다가 물고기를 풀어주는 번잡한 과정을 거치고 그아이들이 우리가족과 오랫동안 함께 하기를 잠깐 소망해 보고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오늘 아침에는 다섯살난 아들이 저보다 더 일찍 일어나 어항앞에 쪼그리고 앉아 큰 눈망울로 열대어들과 예기를 하고 있더라구요.

딸아이도 일어나자 마자 어항앞에 앉아 언제 지었는지 물고기들과 각각 이름을 부르며 예기를 하구요. 그 모습들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왜 진작 아이들에게 그 행복을 주지 못했는지..아이들한테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이들한테는 그아이들이 정말 한 가족이 된 느낌이였죠...

그런데..방금전 딸한테 전화가 왔네요..물고기 두마리가 죽은거 같다구.. 남은 물고기들도 심심해 죽을지 모른다는 걱정과 함께요..

죽은거 아닐거라고 피곤해서 쉬는거라고 안심시켜 놓긴 했는데.....

정말 죽은거면 어떡하죠? 아이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이 되네요.사실 어제 어항 판매원 언니한테 어항 사가신 분들이 다음날 와서 물고기 다죽었다고 하소연 하는 경우가 많다는 예길 듣고 우리한테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했는데..그 걱정이 현실이 된듯합니다. 제발 나머지 물고기들이라도 씩씩하게 잘 살아서 아침마다 우리 아이들에 아침 인사를 받아줄수 있기를..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아침을 맞을수 있게 해주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