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달력들이 속속들이 도착하는 요즘... 이제 한 장만 덩그러니 걸려있는
2008년도 달력을 보며 저는 크게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제게는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더군다나 잔인했던 한해였거든요...
여느때와 다름없이 연초에 토정비결을 봤습니다.
그런데 너무 안좋게 나와서 '괜찮다... 괜찮다...' 자기최면을 걸었죠...
그런데, 1월부터 불길한 예감이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친정엄마와, 오빠가 작은 질환으로 병원신세를 지게 됐다고 하더라구요.
불현듯, 제 토정비결이 떠올랐지만, 생명과는 지장없는 일이었고
이만하길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안도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아들과 함께 치과에 다녀온 남편의 표정이 우울했습니다.
남편과 아들 합쳐서 치료에 드는 비용이 2천만원정도 된다는 겁니다...
생각지도 못한 큰 지출에 연초부터 기운이 많이 빠지더군요.
그러던 4월... 남편이 맹장으로... 또 연이어 막내아들이 맹장으로
급히 수술하기 돼, 한바탕 정신이 없었네요.
이런 일이 생길때마다, '이만하길 다행이다... 큰 병 아닌게 어디야...'하며
스스로를 위안했지만, 경기도 어려워져서 직장도 어수선하고...
제가 투자한 펀드도 손해를 많이 보고 있어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교회에 놀러갔던 아들은 쇄골뼈가 부러져 아직도 교정기를 착용하고 있고 앞으로
다섯달이나 더 고생을 해야 한다더군요...
거듭되는 안 좋은 일들로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둘째언니까지
갑상선 암으로 수술을 하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가 운이 없어서,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자꾸 힘든일이 생기나 싶어,
자책감이 들더군요... 며칠전 신랑의 접촉사고 까지 더불어서요...
이렇게 지긋지긋하던 2008년이 일주일 정도 남았네요... 지치고 힘들었지만,
사실 억울해하고 한탄만하면 어쩌겠어요... 앞으로 잘하면 되지...
웬만한 일에는 끄떡도 하지 않게 단련도 됐고, 늘 곁에 있을 것만 같던
가족들의 소중함도 다시한 번 느껴볼 수 있었던 한해였던 것 같네요.
너무 세상을 만만히 보고 살진 않았나. 진지하게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또 소극적인 성격속에 숨어있던 의외의 대범함을 발견할 수 있었구요...
저의 한해를 뒤돌아보며, 모닝쇼 가족들의 새해엔 기쁜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사연 보내주신.. 강미정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