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8일 방송분

함께 사는 저희 엄마와 남편과 있었던 재밌는 일을 소개합니다...

시어머니와 시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항상 외롭게 자랐던 남편은

고맙게도 결혼하고 저희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결혼한지 어느덧 8년.. 여섯 식구로 늘어나 늘 북적거리고 있죠...

며칠 전 있었던 일입니다. 자상한 남편은 늘 퇴근길에 주전부리를 사오곤 합니다.

아이들도 항상 좋아하고,,, 저희 부모님도

그런데 돈쓰지 말라고 말리셔도 싫진 않으신 눈치였죠.

그러다 엄마께서 간장 게장이 먹고 싶으셨나봅니다.

그런데 차마 딸도 아닌 사위에게 이거 사와라 저거 사와라 할 수 없으셨던 엄만,

막내 손주를 이용하기로 하셨습니다...

 

할머니가 하는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여섯 살짜리 우리 아들..

아빠한테 전화를 걸어서는 태연하게 말합니다...

“아빠~ 나 오늘... 게딱지에 밥이 비벼먹고 싶네?”

첫째는 옆에서.. “밥도둑이 먹고싶어요 ~ ” 저는 옆에서 웃음을 참느라 혼이 났습니다.

게딱지가 뭔지, 밥도둑이 뭔지도 모르는 아이들이 할머니 말투를 그대로 따라했는데...

그걸 또 남편은 순진하게 믿고

퇴근길 간장게장을 사와, 온 식구가 맛있게 먹었죠...

효과를 단단히 보셨던 엄마... 며칠 후엔 대봉시가 드시고 싶었나봅니다.

막내를 조용히 부르더니 속닥속닥... 막내가 전화기를 들고 남편에게 외칩니다...

“아빠 오늘은 대봉시가 먹고 싶네 ?”

대봉시가 뭔 줄은 알고 그런건지... 남편은 의아했지만 그래도 아들을 위해

퇴근길 잊지 않고 가족수대로 대봉시를 사오더군요.

그것도 검정 비닐봉지에... 대봉시가 뭔지.. 봉지안에는 뭐가 들었는지

관심없는 아들들을 뒤로하고 하루종일 남편만 기다리셨던 엄만,

조용히 봉지를 들고 방으로 들어가시더군요.

얼마나 맛있게 먹고 계셨을까요.. 이 모든 상황을

모른 척 지켜보는 전 흥미진진해졌습니다... 그러자 게임이 지루해져

엄마의 방문을 벌컥 열어젖힌 막내... 눈치도 없이 정신없이 대봉시를 드시는 엄마를 향해..

“할머니~ 맛있어? 왜 혼자만 먹어 !! 나도 줘 ~” 남편은 그제서야 알았답니다.

엄마는 또 얼마나 민망해 하시던지.. 이런게 바로 대가족으로 사는 재민가 봅니다...

 

사연보내주신... 김하영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