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6일 방송분

저희 엄마는 어릴 적 수두를 심하게 앓으셨다고 합니다.

흉터가 깊이, 그리고 많이 남아서 외할아버지는 무척 속상해 하셨데요.

동네에서 예쁘기로 소문났던 엄마이기에, 어리지만 피부이식 수술도

몇 번 하셨었다더군요. 하지만 거듭된 수술에서 엄마의 얼굴은

오히려 많이 망가져 버렸고, 그렇게 50여년을 살아오셨습니다.

며칠전, 술이 잔뜩 취하신 아빠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올때였죠.

취기가 오르신 아빠가 엄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막내딸인 제게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평소 잉꼬부부로 소문난 부모님,,

엄마에 대한 아빠의 큰 사랑을 알고 있었기에, 여느때처럼 듣고만 있는데

막내딸을 향해 하는 아빠의 부탁한마디에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아빠는 엄마와 결혼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반드시 엄마의 예쁜 얼굴을 찾아주리라 다짐하셨다더군요.

그런데, 4남매 키우며 먹고살기 바빠 그 다짐을 미룰 수 밖에 없었다며

이제라도 엄마의 얼굴을 찾아줘야 겠으니, 수술 잘하는 성형외과를

꼭 좀 알아보라고 간절히 부탁을 하시더라구요.. 비용은 얼마가 되든

아빠가 전부 부담하고 싶다면서 말이죠...

태어나면서부터 27년동안 봐온 엄마의 얼굴인지라,

전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적 없고, 성형수술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면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예뻐질까.

매일 고민하고, 이리 저리 투자하느라 바빴거든요.

그런 제가 엄마도 예뻐지고 싶은 여자라는 걸, 거울을 볼 때 마다

마음이 많이 상했을 엄마를 생각하며 자책감에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저는 바로, 엄마에게 아빠의 마음을 전하고 의견을 물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하시던 엄마 역시...

겁이 나고 무섭긴 하지만, 앞으로 우리 형제들 결혼시킬때도 그렇고

남은 인생을 위해서 예쁜 얼굴을 갖고 싶으시다며 용기를 내시겠다더군요.

전 기쁜 마음에 이리저리 수소문해서 믿음이 가는 병원 몇 군데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면 전문가의 상담과 수술을 위해서

서울에 있는 작은언니네 집으로 떠나신답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시는 우리 엄마.. 예쁜 얼굴로 아빠와 막내딸 곁으로 오시길 바랍니다.

 

 

사연보내주신 배수연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