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방송분

3년전 이맘때였습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중학교 1학년 큰 아들이, 갑자기 다리가 아프다고 하길래 병원을 갔습니다.

골수암이더군요. 그래서 18년동안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몇 개월 치료에만 전념했었죠. 그런데, 알고 봤더니, 류마티스 관절염의 일종인...

이름도 처음 듣는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병으로 밝혀졌습니다.

 

아이가 아프기 전까진, 아무 걱정없이 행복하기만한 가정이었는데.

너무 황당하고 가슴아팠습니다. 그때부터 전, 아들의 발이 되고자 배로 뛰었죠.

치료를 하는 동안에도 아들의 양쪽다리 고관절엔 연골이 모두 닳다 못해,

뼈까지 염증이 번져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물어물어, 관련해 가장 저명한 의사선생님을 찾아가

아들에게. '국내 최연소로 인공관절과 뼈를 이식하는 수술'을 시켜야만 했죠.

그때 흘린 눈물... 드나들던 병원... 다신 생각하고 싶지 않을 만큼 힘들었습니다.

 

어린나이에, 말 그대로 뼈를 깎는 아픔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그 고통을 제가 감당하고 싶을 만큼 안쓰러웠구요.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지난 여름 부터 월명공원을 주무대로

아들과 단 둘이 재활을 시작했습니다.

한발 한발... 땅에 내딛는 순간, 제 팔을 놓고 목발을 짚던 순간,

그리고 목발을 버리고 두 발로 일어서던 그 순간은 정말

이 세상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순간이자 감동이었죠...

정작 가장 힘들고 부담이 컸을 아들을 앞에두고

너무 지쳐 포기하고 싶을때도, 늘 밝게 웃으며 할수 있다고 외치던 아들...

철 없는 엄마의 투정 다 받아주고, 씩씩하게 견뎌준 든든한 아들이

너무 고마울 따름입니다.

 

아들 명진이가 다시 걸을 수 있도록, 항상 용기와 희망을 주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남편의 희생도 물론 감사하구요...

사랑이 주는 믿음 하나만으로,

지금의 행복한 웃음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격려해주신 주변분들 덕분에, 우리 아들.. 올 봄에 검정고시를 합격했고,

오는 16일... 연합고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친구들보다 1년 느리지만

더 값진 것을 얻었기에, 꼭 꿈을 이루리라 생각합니다..

 

사연보내주신... 정삼영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