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을 배달합니다.

요즘 전 새로운 일에 매일 신이 나 있습니다. 얼마전부터 아파트단지내에서 우리가 직접 생산한 신선한 계란을 팔고 있습니다. 따로 가게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전화 주문을 받으면 그날 그날 아침에 낳은 계란을 배달해 주고 있습니다.
  저희는 멀리 이곳으로 이사를 와서 2년이 넘게 양계장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양계장 일을 하게 될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양계장 일이라는게 정말 아무나 할수 있는 일이 아닌것 같습니다. 먼지, 냄새 등 환경이 매우 열악합니다. 더군다나 하루도 쉴수가 없다는 겁니다. 처음 무척이나 적응하는데 힘이 들었지만, 이젠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봄, 뜻하지 않은 살처분으로 인해 한동안 힘이 들었지만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전업에 힘쓰고 있습니다.
 지금 모두가 어려운 경제로 인해 힘이 듭니다. 우리 축산업도 예외일수가 없습니다. 날로 치솟는 환율로 인해 사료값이 엄청납니다. 그것도 현금 구매로만 가능합니다. 우리 스스로 이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줄여보려고 시작한 것이 우리도 조금씩 새로운 일을 개척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아파트 단지내의 판매지만, 많은 고민과 두려움때문에 처음 시작은 조심스러웠습니다. 동마다 직접 프린트한 전단지를 한장씩 붙이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누가 볼새라 얼른 붙이고, 돌아오기 일쑤였습니다. 더욱이 관리실 사람들이 전단지를 떼어갈때는 정말 속이 상했습니다. 물론 전단지를 함부로 붙이는건 아닙미다만 그래도 속상한건 어쩔수 없었습니다. 몇 통의 주문 전화가 걸려오고 몇번의 배달로 인해 조금씩 마음속의 두려움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더군다나 '저희도 제값을 받고, 소비자도 신선한 계란 조금 싸게 드실수 있는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니 점점 용기가 났습니다.
 애기아빠와 전 이왕 하는거 확실히 하기 위해 자석 스티커를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10개 동을 일일이 붙이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그러나 효과는 괜찮았습니다. 조금씩 주문이 늘기 시작했고, 솔솔한 장사의 재미도 느낄수 있었습니다. 아마 이일이 적성에 맞질않나 혼자 속으로 생각하며 쓴 웃음도 지어봅니다.
 오전에는 양계장에서 계란 선별작업을 하고 돌아와 배달도 하고, 아이들 챙기다보면 하루가 정말 바삐 지나갑니다. 엄마, 아빠가 바쁘다보니, 어린이집에 다니는 우리 두 아이에겐 정말 미안합니다. 하지만 엄마,아빠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일요일엔 농장에 딸린 작은 방에서 둘이서 잘 놀아줍니다. 둘이서 잘 놀고 있는걸 볼때면 정말 미안하고 너무 고맙습니다. 우리 애들 때문이라도 좀더 힘을 낼겁니다.
 오늘도 전화벨이 울리길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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