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방송분

제겐... 저보다 두 살 어리지만, 친구 같은 시누이가 있었습니다.

늘 고민을 털어놓으면 현명한 판단으로 든든한 벗이 되주곤 했죠.

시누이 올케 사이었지만, 시누이에겐 오빠인 남편흉도 보고,

시어머니를 향한 불만도 늘 같은 입장에서 들어주던 예쁜 시누이었습니다.

말이 잘통해 늘 즐거운 대화를 주고받았던, 그런 시누이가...

눈이 하염없이 오던 지난 금요일 천사가 되어 제 곁을 떠나고 말았네요...

마침 시매부(남편의 여동생의 남편)가 새롭게 가게를 오픈하는 날이었는데

아이들 학교 보내고 오느라 마음이 급했나 봅니다.

설마설마 하면서 도착한 병원에선, 교통사고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화장을 곱게 한 채 평소와 다름없던 모습의 시누이가 잠들어 있더라구요.

울부짖으며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일어나지 않고 말이죠...

 

아이들이 뛰어놀던 함박눈. 오랜만에 예쁘게 내린다고 좋아했었는데,

밤새 조용히 내려앉은 그 눈이 너무나 원망스러웠습니다.

짧은 생을 살다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을 두고 떠난 시누인,

저보다 훨씬 더 가슴이 아프겠죠?

어제가 삼우제여서 가슴 아프지만 시누이를 편히 보내줬습니다.

평소에도 늘 주변사람들을 유쾌하게 만들었던 특유의 웃음소리가

귀에 맴돌아서 눈물이 났지만...

하늘나라에서도 늘 즐겁게 웃을 수 있길 바라면서 말이죠.

 

너무나 슬픈데, 어디 하나 위로받을 데가 없네요...

막내여동생을 잃은 남편의 슬픔...

아내를 잃은 시매부의 슬픔... 다 알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가장 걱정인건, 약간의 치매로 편찮으신 시어머닙니다.

막내딸을 가장 애지중지 하셨는데, 아직은 충격 받으실까 말씀을 못드렸거든요.

행여나 나중에 알게되시면 얼마나 슬퍼하실지,

어떻게 위로해드려야 할지 막막하네요.

늘 친구보다 제 마음을 잘 헤아려주던 아가씨...

부디 모든 근심걱정 잊고 행복하길 바래요...

몸이 약해서 이승에선 힘들었지만, 그곳에선 건강하게 지내고...

그리고... 너무 고마웠어요, 더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안녕...

 

사연보내주신 박미서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