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방송분

세상물정 모르던 아내가 저 하나만 믿고 시집 왔을 때, 전 스물 다섯,

아내는 스물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아직 총각인 친구들도 많은데

제겐 네 살짜리 아들과 돌을 앞둔 딸이 있죠.

연애시절... 서로 바라보기만 해도, 이 세상의 행복은 모두 내가 가진 양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생겼고,

어렸지만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 하나로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능력도 없었던 우리 두사람의 결혼은 쉽지 않았고

결혼식도 올리지 않은채, 부모님께 얹혀서 신혼살림을 시작했죠.

그런데 막상 함께 살며, 불러오는 아내의 배를 보니 기쁨보다는

책임감에 대한 부담이 목을 조여 오더군요... 불안정한 생활이 답답해

집에 들어가기 두려웠고 점점 귀가시간이 늦어졌습니다.

그때부터 아내는 투정이 늘었고, 자주 다투기도 했죠.

그때부터 제 못된점이 드러나더군요... 지나치게 고지식하다는 점...

아내는 무조건 제가 하라는데로 해야했고, 제 의견대로 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집안에 어떤일이든 아내가 하는 걸 봐야 직성이 풀렸죠.

또 남들 앞에서는 아내를 낮춰 말하게 되더라구요.

 

지난 10월쯤이었을겁니다. 보령에 있는 친구네 집에 함께 놀러갔죠.

반가운마음에 술잔을 기울였고, 어느새 거하게 취해버렸죠.

제 자신을 통제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단점을 부풀리고, 깎아내리는 말을 늘어놓은거죠...

아내가 얼마나 창피했을까요. 그길로 집에 돌아와 심하게 다퉜답니다.

 

지난 9월... 아이도 어느덧 네 살이고 그동안 미뤘던 결혼식을 치렀습니다.

힘들었지만 함께여서 행복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니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둘이 서럽게 울었는데,

다신 그러지 않아야겠다고 마음먹은지 한달만에 또 아내를 속상하게 한거죠...

아내는 아이들 키우고 살림하며, 전 밖에 나가서 돈만 벌어오면

가장의 도리를 다 하고, 그게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인줄 알았습니다.

제 철없는 사고방식 때문에 아내가 많이 힘들었을텐데

이제야 반성하는 제 모습이 너무 부끄럽네요...

"춘란아~ 앞으로는 가정적인 남편, 그리고 아빠가 될게.. 지켜봐줘.. 나 믿지?

지난날은 미안했어.. 한번만 봐줘 ~ ! 사랑한다 !! "

 

 

사연보내주신 김영성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