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방송분

제겐 열 한살 차이가 나는 막내동생이 있습니다,

그러니깐, 제가 초등학교 5학년때 태어난 늦둥이죠...

그땐 얼마나 창피하던지, 처음엔 친구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혹시나 소문을 듣고 아는 친구들이 있더라도 비밀에 부치길 당부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른 지금 드는 생각이지만, 질투가 아니었나 싶어요.

부모님으로부터 독차지하던 사랑을 이젠 어린동생에게

전부다 뺏길거라는 위기감을 인지했나봅니다. 그런데 어른들께서 말씀하시길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외롭게 자랐던 전 동생이 태어나자마자

무척 귀여워했다고들 하시더라구요. 동생 역시 잘 따라줬구요.

늘 붙어다니며 주변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자매애를 과시했습니다.

그렇다 전 성인이 됐고 동생은 중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가끔 철없이 굴면, 동생이 의젓하게 챙겨주기도 하고.

전 늘 먼저 경험한 것들을 들려주며 동생을 이끌었어요.

아마 남매가 아니라 자매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같네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늘 고민을 털어놓고,

가끔은 귀찮을정도로 쫓아다니며 재잘거리던 동생이

부쩍 말이 줄고, 물어보는 말에만 시큰둥하게 대답하지를 않나 멀게 느껴졌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제게 전화해서 밥은 먹었는지, 바쁜지 묻던 동생의 연락도

점점 뜸해져, 무척 서운해 하고 있었죠.

사춘기를 겪고 있나 싶어 미니홈피를 찾아갔습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새롭게 사귄 남자친구 문제로 고민이 많은것 같더라구요.

전 제게 한없이 어리게만 느껴지는 동생이 너무 일찍 이성에 눈 뜬 것 같아

따로 불러 화를 냈습니다. 미니홈피도 금지! 핸드폰도 압수!

동생은 서럽게 울면서 억울해 했고, 저도 무척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렇게 따로 잠자리에 누워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 역시 그런 시절을 겼었고

동생에게는 한마디 꺼낼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화만 냈던게 너무 후회되더라구요.

 

부모님의 마음을 어느정도 헤아리게 될 수 있었구요...

사춘기를 겪는 동생이 낯설어서였나 봅니다.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동생을

이해하고 도와줬어야 하는데, 전 오히려 철없이 굴었던거죠...

이번 일을 계기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오늘은 동생과 단둘이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언니가 미안해 ~ 오늘 즐거운 시간 보내자... 사랑해 ~ "

 

사연보내주신 고하나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