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방송분

퇴근하자마자 전... 네 식구의 행복한 저녁식사를 위해 주방에서 매우 분주했습니다.

남편이 일찍 들어와 식사하는게 오랜만이라 기분이 좋았죠.

드디어 네식구가 둘러앉은 저녁시간. 딸아이가 말하더군요.

"엄마~ 나 오늘 아침에 학교에서 창피해 죽는줄 알았어... "

상황인즉슨, 포크레인 기사인 남편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근처에서 일하게 됐다며 태워다주마 했었습니다.

그래서 전 덕분에 차를 두고 편하게 출근을 했었죠.

그런데 남편이 5톤트럭에 포크레인을 싣고 학교 앞에 도착하니

그 소리와 규모에 친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고

그 시선이 부담스럽고 창피했던 아이들은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남편이 안아서 내려 줄때까지 어쩔 줄을 몰라했더라는 겁니다.

귀기울여 듣지못했지만, 남편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나서야 알았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파 식사를 마치고 아이들 다그쳤습니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느냐... 아빠 앞에서 그런말 하는거 아니다...'라구요.

눈물을 뚝뚝흘리며 잘못했다는 딸아이를 남편은 아무말 없이 꼭 안아주더군요.

남편에겐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어 예민해서 그런거니 이해하라고 했지만

가장으로써, 얼마나 언짢았을까요?...

 

울다 잠이든 아이를 보며 꼭 제가 딸아이만했을때 생각이 났습니다.

과일행상으로 6남매를 키워내신 친정엄마...

어렸을땐 마냥 창피하다는 생각에 초등학교 졸업식때 엄마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먼저 졸업식에 대해서 물어왔고,

전 매정하게도 엄마에게 오시지 말라고했죠.

대강의 행사가 끝나고 친구 엄마를 통해 들었습니다.

무척 오고싶어 하셨는데, 딸아이가 오지말라고 해서 서운하다고...

당신 대신에 졸업식 잘 지켜봐달라고...

전 그말을 듣고 학교 뒷산에 가서 펑펑 울어댔습니다.

그제서야 엄마께 죄를 지었음을 깨달은거죠...

한참을 울어대느라 전, 졸업식이 끝나고 반별로 찍은 단체사진도 한 장 없거든요...

 

딸의 철없는 행동이, 제 어렸을적 모습을 꼭 닮은 것 같아 속상했습니다.

잠든 모습을 보며, 어머니께 전화드렸어요... 따뜻하게 하고 주무시라고 말이죠...

어머니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들 반듯하게 키울게요...

 

 

사연보내주신 이미란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