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7일 방송분

새벽녘에 잠이 깨 뒤척일때면... 옛날 철 없던 시절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럴때면 언니 생각에 눈가가 촉촉이 젖어오죠.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행복했던 어린시절...

두 살 차이인 언니와 전, 외출할 때 입을 옷이라던지,

하다못해 작은 간식거리로도 사소한 다툼을 일삼았습니다.

때론 친구처럼 때론 지독한 원수처럼 뒤엉켜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냈죠.

언니가 고3때였습니다. 학업에 욕심이 많던 언니는 공부를 꽤 잘했습니다.

그래서 대학교에 합격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웠기에

야간대학이라도 가서 낮에는 일하며 스스로 등록금을 책임지겠다는

언니의 꿈은 끝내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어린마음에 상처가 컸을텐데도 금새 털고 일어나더니, 서울로 가겠다더군요.

 

떠나기 전날 밤, 커다란 여행가방에 짐을 싸두고 함께 잠이들었는데

무척 서운했습니다. 뒤척이다 언니의 잠든모습을 봤을때

어찌나 서럽던지 숨죽여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마치 다신 못볼것 같이 안타까웠고, 다정했던 언니의 모습이 떠오르며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만 했던 꿈 많은 소녀가 왜 그렇게 작아보이던지요.

결국 언니는 떠났고, 서울에서 열심히 돈을 벌며

집안 살림에 힘이 됐습니다. 그러던 와중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언니는

방송대에 진학했지만, 그 역시도 졸업하지 못한채 또 다시 꿈을 접었죠.

일찌감치 포기하고 상업고등학교에 진학해 취직했던 전

학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언니를 보고,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각자의 위치에서 아등바등 살며 어느덧 둘다 불혹의 나이를 넘겼네요.

언니는 지금 방송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입니다...

식을 줄 모르는 언니의 열정을 전 열렬히 응원해 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솔직한 제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네요.

언니는, 서울로 떠나기 전날 밤 제가 얼마나 슬프게 울었는지 아직도 모를거예요.

언니에게 늦었지만 격려하고 싶습니다.

"언니... 늦지않았으니까 지금이라도 열심히해서 꼭 꿈을 이뤘으면 좋겠어.

내가 무뚝뚝해서 말은 잘 못했지만, 언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

언니가 나보다도 더 행복하게 살아서, 젊은 시절 보상받길 바래... 내맘 알지?"

 

사연보내주신 김정옥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