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1일 금요일

생각만해도 가슴 사무치게 그리운 사람. 바로 제게 하나뿐인 언닙니다...

언니는 늘 경제적인 문제로 발을 동동구르며 살았습니다.

형부가 한가지 일에 정착하지 못하고, 번번히 벌이는 사업마다 실패를 했거든요.

그러다가 한 다단계회사의 꼬임에 넘어가, 결국은 언니까지 끌어들였습니다.

처음엔 저도 의심을 하며 말려봤지만 소용없더군요.

이미 극단에 상황에 처한 언니부부에겐...

마지막 한줄기 희망이나 다름없었거든요.

그런데 역시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모든 빚이 언니 앞으로 몰려

날마다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는 상황에 처한거죠.

 

결혼안한 남동생이 한푼 두푼 모아놓은 돈으로 수습도 해봤지만 어림없더군요.

그게 작년 이맘때 일이네요... 어느날 점심시간 근무중인 절 불러내 말했습니다.

떠나겠다구요... 그렇게 언니를 떠나보낸 점심시간 하염없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 언니는 강원도로 떠났습니다. 상황이 너무 열악하니 6살짜리 아들은 두고

사춘기로 힘들어 하던 큰 아이만 데리고 말이죠.

그런 언니가 자꾸 눈에 밟혀 올 여름 휴가에 조카를 데리고 찾아갔습니다.

도대체 왜 우리언니에게 그런일들이 일어나는지... 그렇게 만든 형부가 야속했고,

아는사람 하나 없이 아들과 단칸방 생활하는 언니의 상황은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멀쩡하게 영어교육 전공하고서 그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 싶어

분하고 억울하고 원통했습니다.

단칸방인지라 뭘 더 해줄 수도 없어, 냉장고만 하나 사주고 돌아오는 그길.

발걸음이 무척 무겁고, 눈물이 마르지 않았습니다.

언니를 그렇게 만든게 형부탓인것 같아, 이혼을 권유해보기도 했지만

그놈의 정이 뭔지, 자식이 뭔지... 인연이라는게 참 무섭더군요.

그나마 영어학원에서 일한 돈으로 근근히 살아가는 우리 언니에게

언제쯤 즐거운 일들이 생겨날까요?...

다시 고향인 정읍에 발을 디딜수는 있을지 너무나 안타깝네요.

하루빨리 저와 예전처럼 수다도 떨고, 맛있는것도 먹으러다닐수 있는 그날이 오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때까지 제2의 고향, 강원도에서 보란듯이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야지 제 마음도 편할테니까요...

매일 아침 출근길 동반자가 되어주는 모닝쇼에나마 가명으로 사연을 전합니다.

부디 우리언니에게 희망을.. 그리고 용기를 주세요... 언니가 간절한 아침이네요...

 

사연보내주신 김진희(가명)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