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9일 방송분

며칠 전, 남편이 회사에서 막중한 임무를 띠고 출장을 떠났습니다.

일본으로 3박 4일간의 일정이었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집에 아이들과 덩그러니 남겨진 제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기껏해야 1박2일... 국내로 떠나는게 고작이었던 남편의 빈자리가 너무나 컸죠.

출장통보를 받고 전, 나름대로의 꿈에 부풀어있었습니다.

말은 못했지만 저녁도 대충 때우면 되고, 아이들은 피자나 치킨등을 시켜주면...

자유롭고 편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사실 여자들은 매일 식단을 걱정하고, 꼼짝하기 싫을때에도

밥타령하는 남편들을 위해서 주방을 서성여야 하잖아요.

 

그렇게 기대했던 달콤한 휴일 첫 번째... 퇴근하고 돌아와보니

안방 형광등 빛이 깜빡거리더니 픽 나가버리는 겁니다.

가뜩이나 혼자 잠드는 것도 외로운데 말이죠.

실컷 형광등 갈고나니, 씽크대가 막히는겁니다...

또 밤에 왜이리 방이 썰렁한가 했더니,

그동안 기름 값 아낀다며 보일러 꺼버리는 제가 잠들면

남편은 절위해 몰래 보일러를 켜두곤 했었나봅니다.

 

그러니 남편이 없는 집이 더욱 썰렁할 수 밖에요...

결혼하고 7년동안 남편은 한결같이 집안 구석구석을

소리없이 손보고 있었던 겁니다. 형광등이 빛이 바래면 알아서 갈아끼우고,

방마다 걸린 시계 건전지도 재깍재깍 채워놓고,

가족중에 누구 하나가 아프면 밤새워 간호하던 자상한 남편...

하루에 한번꼴로 통화를 하긴 했지만, 허전하고 그리움은 더 커져만 갔습니다.

그렇게 3박 4일이 흘렀고, 드디어 남편이 돌아오던 날...

이젠 더욱 더 남편에게 잘해야지 ~ 하고 다짐하며 남편의 귀가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왜 저는 청개구리 같이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는지...

일주일이 지난 아직까지도 아쉬워만 하고 있네요.

이젠 조금 더 나긋나긋한 아내가 되어주리라 다짐해봅니다.

"여보 ~ 출장다녀오느라 고생많았는데,

내가 선물 마음에 안든다고 투정부려서 속상했지?

이젠 당신마음부터 이해하는 현명한 아내가 될게,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

 

사연보내주신 이현주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