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많은 열아홉.. 저는 대한민국의 고3입니다.
변명같지만 초등학교 다닐땐 그래도 선생님들이 예뻐하는 우등생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책과는 담쌓은 반항아가 되어버렸습니다.
큰딸이라고 무조건 믿고 지지해주시는 부모님 앞에서
의무감으로 영교시수업, 야간자율학습, 이어서 학원까지 모두 해내야 했습니다.
가끔 불평은 했지만, 부모님에게 만큼은 착한 딸이었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학원 빠지고 놀러가기를 밥먹듯이하고,
친구네집에서 시간때우는 철부지에 불과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늘 엄마가 가장먼저 반겨주셨어요.
군것질 좋아하는 제 식성을 아시는지라, 매일 장볼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사오셨고, 매일 학교가는 길 가방에 넣어주셨죠.
또 제가 남자친구와 다퉈 기분이 좋지 않은데도
그 사실을 알리 없는 엄마는 제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며 온통 제 중심으로
생활하시곤 했습니다. 이따금씩 미안한 마음이 들긴했지만,
제가 그런 특권을 누릴 수 있는 건 그때뿐이라는 생각에
그런 호강을 즐기며 어느덧 수능을 맞이했네요.
늘 저만 예뻐한다며, 고3이 벼슬이냐며 툴툴거리던 동생 은영이와 재영이...
제가 수능을 마치기만을 벼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수능시험이 마냥 두렵네요.
사실 엄마아빠가 바라는데로, 또 알고 계시는데로
수시2차 원서접수때 국문학과로 지원을 하려고 했습니다.
제가 제일 잘하는 과목이 국어였거든요. 하지만 전 기계공학부에 원서를 넣었고
이미 1차적으로 합격해서, 수능점수만 제출하면 되는 상황이 됐죠.
제 친구들도 의아해하더라구요. 여자애가 무슨...
하지만 전 공학을 전공해서 자동차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제 나름대로 충분히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이지만,
부모님을 속인 죄책감과 지난 1년... 아니 19년동안 받았던
과한 없는 사랑을 배신하는 것만 같아 마음이 무겁네요.
부모님께서는 이 사연을 들으며 출근하실테고,
전 제 인생에서 중요한 첫 번째 관문을 치르고 있겠죠?
"엄마, 아빠... 언제나 저희들 의견을 중요시해주셨잖아요... 한번만 더 믿어주세요.
더 이상 철부지딸이 아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어요... 잘하고 올게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