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방송분

지금으로부터 6년전 4월... 대학생 새내기이던 전

오로지 캠퍼스커플만을 꿈꿔왔습니다.

함께 수업듣고, 식사하고, 손잡고 캠퍼스를 거니는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사랑인 줄 알았던 철부지였거든요...

신입생 환영회 자리에서 과대표가 말하길

혹시 영화배우 유지태를 닮은 친구와 만나보라는 겁니다...

그땐 뭘 믿고 그랬는지, 다짜고짜 만나보라는 친구의 제안이

이상하게 기분 나쁘더라구요. 제가 싫으면 못만나는거지, 무조건이 어딨나 싶어서요...

도도하게 콧대만 높아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고,

그렇게 유지태와의 만남은 무산됐습니다.

그렇게 각자 대학생활을 했고, 4학년이던 2005년 여름...

한 남자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알고봤더니, 신입생 시절...

소개팅을 할뻔했던 유지태를 닮은 친구...

어쩌다보니 휴대전화를 통해 연락만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저도 마침 2년동안 만났던 남자친구랑 헤어진 상태라 힘들어서 그랬는지,

많은 위안이 되고, 어쩔 땐 먼저 찾게 되더라구요...

 

그러다 마음먹고 그해 제 생일 드디어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제 생일이라고 했더니, 향수까지 선물로 준비했더라구요.

어색한 만남을 뒤로하고 주고받은 통화에서, 유지태를 닮은 지금의 제 남자친구가

제안을 했습니다. 영화 '마들렌'에서처럼 한달만 서로 만나보는게 어떻겠냐구요.

그래서 그뒤로 한달간 연인과 다름없이 만나 데이트를 하고

한달이 되던 날, 전주 덕진공원에서 저녁 8시반에 두사람이 모두 나오면

계속 사귀기로하고, 만나지 못하면 그냥 친구로 남기로 했습니다.

약속했던 그날, 평소 아르바이트가 8시면 끝나는데 이상하게 8시분 20분까지

지체되고 있었습니다. 약속장소까진 20분이나 걸리는데 말이죠...

 

전 제게 많은 위로가 되고, 어느 새 제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친구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일을 마치고 열심히 달려간 시간은 8시 35분...

늦어버린건 아닌가 실망하고 있는데, 저 멀리 절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지더군요.

그 이후로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유지태를 쏙 빼닮은 남자친구와 오늘은 1119일 되는 날이랍니다...

모닝쇼 가족들도, 이 가을... 행복한 사랑 하셨으면 좋겠어요...

 

사연보내주신 전민지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