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방송분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살이란 어린나이에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사장님으로부터 뜻 밖의 권유를 받았습니다.

대학공부를 해보고 싶지 않느냐고,,, 힘들겠지만 야간이라도 다녀보라고 말이죠.

제 꿈이었습니다. 드디어 대학생이 됐고, 입학하던 그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아직도 가끔 떠올리며 설레이곤 하네요...

사장님의 배려로 등록금의 일부를 지원받으며 직장생활과

퇴근 후, 야간대학 생활을 병행했습니다.

그런데 사무실 식구들은 늘 7시 이후에나 퇴근하는데

저 혼자만 학교간답시고 6시면 칼같이 퇴근을 하니 미안한 마음이 많았죠.

그젠, 회사 식구들과 모악산으로 등산을 갔습니다.

정상을 밟고, 학교에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산행을 했죠.

그런데 정상에 오른시각 4시 50분... 점점 초조해 지더라구요.

마침 지각을 싫어하는 교수님 수업인데다가,

지각하면 점수에서 1점씩 마이너스 시키겠다는 불호령까지 있었던터라 더욱 마음이 급했습니다.

 

그래서 정중히 말씀드리고, 오직 지각하지 말아야겠다는 일념하나로

성큼성큼 뛰어 하산했습니다. 그런데 역시 그것도 마음이 편치많은 않더군요...

'상사들은 날 어떻게 볼까? 동료들은 또 어떻고..'

회사에서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저는 그동안 이기적인 생각으로 학교생활에 욕심을 내고 있었던겁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도착한 강의실... 다행히 지각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온통 회사 식구들에게 쏠려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마침 산행이 끝나면 회식을 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

그때 만회해야겠다고 다짐하고 1교시가 끝난 후, 동료들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먼저 연락오길 기다렸지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더라구요...

그런데 답장이 오기를, 안와도 된다는 거였습니다.

물론 어렵게 학교간 제가 부담을 갖을까봐 한말이겠지만.

전 왜 그렇게 그말이 섭섭하게 들리던지...

 

상사들에게 찍힌건 아닌지... 학교수업도 회식도 모두 포기한채

집으로 돌아와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느하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제 마음.

욕심일까요?... 하지만 제 꿈을 이뤄준 회사와 동료들에게 피해를 줄 순 없으니

앞으론 회사일을 더욱 열심히 하기로 했습니다... 모닝쇼의 격려를 통해

제가 다짐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사연보내주신 유귀민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