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다니는 삼형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첫째와 둘째는 연년생.. 그리고 세 살 터울로 막내까지...
그러다보니, 병원도, 마트도... 어느 한군데도 혼자서는 움직일 수가 없었죠...
그래서 아이들이 열이나거나, 놀다가 크게 다치거나 하면
신랑이 늘 일하다가 달려오곤 했습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기를 6~7년...
어느 날, 저녁을 먹던 중 큰아들이 시무룩한 얼굴로 말하더군요.
"엄마... 나 2층침대에서 자고싶어... 친구네 집에 놀러갔는데 너무 멋있더라..."
그런 아들에게 제가 직접 일을 해서 번 돈으로 침대를 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결혼전에 다니던 백화점에 이력서를 냈죠.
다행히, 결혼전의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연락이 바로 오더라구요...
기쁜 마음에 시어머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싶은데,..
일주일만 삼형제를 돌봐달라고 부탁드렸죠. 쉽게 응해주시더라구요.
들뜬마음으로 첫 출근을 했지만, 하루종일 열시간을 서서 손님 상대하기가
쉬운일이 아니더라구요. 더군다나 결혼하고는 쭉 집에서 살림만 했으니까요...
그렇게 일주일 열심히 일했고, 발 아프게 번돈 21만원으로
삼형제를 위한 2층 침대를 사줄 수 있었습니다...
매트리스위에서 뒹굴거리며 얼마나 좋아하던지...
피곤했던것도 싹 가신채, 마음이 정말 뿌듯해져 행복했었습니다.
그 아르바이트를 기회삼아, 정식사원이 됐고...
벌써 백화점에서 일을한지 5년째가 되어가네요...
2층침대를 사달라고 졸라대던 큰아들은 벌써 커서 초등학교 4학년이 됐고,
그동안 저와 우리 신랑이 열심히 벌고, 열심히 절약해서 모은돈으로
올 봄... 2층 침대보다 몇 배나 큰 보금자리로 이사했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늘 성실하게 생활하고
직장다닌답시고, 가끔 지친얼굴로 짜증내는 절 받아주며 늘 도와주는
자상한 남편덕분인것 같네요...
4학년 3학년 1학년인 아들들도 이젠 쫓아다니며 잔소리하지 않아도
알아서 학원가고 숙제하고...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게 하지 않는 것 보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가족들에게, 무뚝뚝한 엄마이자 아내인지라,
사랑한다는 말... 고맙다는 말... 한번 해보지도 못했네요...
여보.. 아들들! 정말 고맙고, 사랑해... 앞으로 더욱 재밌게 살자...
사연보내주신... 이은영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