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방송분

스무살, 아무것도 모르던 그때 만난 남편과

알고지내던 오빠동생 사이에서, 1년만에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어리고 철없다고들 했지만, 우리 두 사람은 왠지모를 용기로

두사람이 함께 있으면 어떤 일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았죠...

부모님께서는, 그런 저희를 ‘결혼하면 경제적인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라’며

어렵게 허락하셨고, 마침내 결혼에 골인한 이후,

주변에서 했던 염려들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생이던 남편은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했고,

제가 번 60만원의 수입으로, 신랑의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며

함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작은 행복이라 여기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임신 4개월이란 소식을 접하게 됐죠.

얼떨결에 첫째를 낳았고, 한달만 몸조리한 채로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런 제가 안쓰러웠던 남편은, 학교가는 시간을 제외하곤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했구요.

친정어머니께서 늘 둘째는 늦게 낳는게 좋겠다며 조심하라셨는데.

뜻하지 않게 연년생의 둘째 딸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와 신랑이 거둔 사랑의 결실이기에 상황은 어려웠지만

아르바이트를 그만 둔채, 첫째땐 못했던 태교도 하고,,,

첫째에게 그동안 못다준 사랑을 주며 행복해하던 어느날...

남편에게 갑자기 입대영장이 나오더군요.

 

뱃속의 둘째가 9개월에 접어들었고 신랑을 입대시키는데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요... 하지만 눈물을 보이기 싫었던 남편은

입구에서 더 이상 들어오지 말라며 말리더라구요.

어쩔수 없이, 눈물을 닦으며 큰아이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죠...

그렇게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외롭던 삶을 몇해 보내고 나니

남편은 제대후 부사관의 길을 택했고,

어느새 가정을 꾸리는 든든한 가장이 되어있었습니다.

한명 더 늘어난 세 아이와 절 위해, 지금도 35사단에서 밤낮으로 나라를 지키는

권 철 중사님... 요즘 부쩍 지쳐보이는 뒷모습에 가슴이 아프답니다.

이세상에 당신을 만난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언제나 저와 세아이가

당신을 응원한다는 것을 잊지마세요... 감사합니다.

 

사연보내주신 이연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