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방송분

아빠가 돌아가신지 석달남짓... 살아생전엔 한번도 써드리지 못했던 편지가

답장이 있을리 없는 지금에서야 쓰고싶은 이유는 뭘까요...

이제는 어느정도 평온을 되찾은 우리집이지만,

엄마는 우울증으로... 저는 그리움으로... 어딘가 허전한 기분입니다.

아직까지도 집에가면 아빠가 마중해주실 것 같고,

휴대전화 단축번호 1번을 누르면, "수경이구나~"하고 받아주실것만 같네요...

생전의 아빠 향기도, 아빠가 즐겨드시던 반찬도 눈물이 앞서

쉽게 삼킬수가 없습니다. 한동안은 너무 아빠가 그리워서

잠들면 꿈에서라도 만날까 눈물로 밤을 지새운 적이 수도 없네요.

 

딸셋에 아들 하나 키워내시고, 결혼식장에 세 번이나 입장하게 됐다고

무척 좋아하셨는데, 정작 자식하나 시집장가 못보냈다고 걱정많으셨던 아버지...

이젠 아버지같은 남자 만나서 결혼도 하고 싶은데, 왜 이제야 철이 들었는지...

요즘 제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엄마가 우울증으로 힘들어하시는 거예요.

아빠의 빈자리가 너무나 커, 저도... 엄마도... 너무나 큰 후유증을 앓고 있네요.

제 슬픔만 생각했지, 미처 가장 힘드셨을 엄마를 돌봐드리지 못했어요.

잘 드시지도, 잘 주무시지도 못하는 엄마가 요새 부쩍 야위셨거든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 큰딸로서 동생들 잘 챙기고

엄마 외롭지 않게 해드리겠다고 굳게 약속했는데,

못난딸 아직도 불효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생전 폐암으로 3년이나 투병하셨으면서도

언제나 밝은 미소로 우릴 반겨주셨고, 늘 희망을 잃지 않으셨던 강직한 아버지.

그 모습을 본받아, 씩씩하게 지내고 싶은데,

이따금씩 아버지연배의 어른들을 만나면 가슴이 아려오고 맙니다...

아버지가 하늘나라에서 가족들을 보고계신다면... 이 사연을 들으신다면...

아직은 아버지의 크디큰 빈자리로 힘들어하는 가족들을 위해

잘 계신다고, 걱정하지말라고, 힘내라고 다독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아빠 당부처럼, 착한사람으로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아빠몫까지 열심히 살려고해요.

평생 존경한다는 말, 거짓이 되지 않도록 이젠 아버지를

조금이나마 덜 그리워하고 싶네요. 우리가족 모두 제자리로 돌아올때까지만요...

모닝쇼에 아버지와의 추억을 적는 것을 마지막으로 가족들을 위해 즐겁게 지낼래요...

 

사연보내주신 최수경씨... 사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