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방송분

지난 토요일은 김제에 사시는 친정엄마의 72번째 생신이었습니다...

15년전... 아빠가 돌아가신후로, 악착같이 농사일로 3남1녀를 키워

시집장가 다 보내신, 대단한 분이시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365일 쉬는 날 없이 일을 나가셔서 걱정입니다.

며칠전 생일에도, 멀리사는 자식들 기름값들여 내려온다면서 한사코 말리시더군요.

1년에 한번있는 당신의 생일상도 받기를 꺼려해

매년 하나둘 에피소드가 생겨납니다...

몇해전 생신을 며칠 앞두고 혹시 필요한게 없으신지 여쭸습니다.

그랬더니, 아무것도 필요없으니 절대 올생각 말라시는 겁니다...

일을 가기로 하셨다나요... 저는 무슨소리냐며

홀로계신 엄마 생신상도 안챙겨드리면, 동네에서 욕한다고 까지 설득해도

막무가내셨습니다. 조금후, 새언니들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그사이 엄마가 생신날 내려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는거예요.

 

그래도 부모님 생신인데 자식된 도리로 안갈 수 있나요...

서울, 김포, 익산에 사는 오빠들과 함께 어머니를 찾았습니다.

저흴 보자마자, 펄쩍뛰며 화를 내시더니 기어이 다음날 일을 가시겠다는겁니다.

설마설마 했는데, 기어이 다음날 아침 마지못해 생일상만 받으시곤

일을 가버리시더군요...

지난 생신날도, 자식들이 궂이 찾아오는 걸 마다하시니

익산에 사는 둘째 오빠 내외가, 아침에 미역국이라도 드시게 하려고

아침일찍 미역국을 끓여 찾아갔었답니다. 하지만 집안에 계시면서도

문을 굳게 걸어잠근채 안열어주시더라네요...

결국 오빠가, 미역국만 놓고 갈테니, 제발 문좀 열어달라고 사정해서

미역국만 입구에 두고 왔답니다...

 

이런 엄마를 보면 참 안쓰러운 생각이 듭니다.

이젠 편하게 농사일 쉬며, 자식들에게 생일상 받으시면 좋으련만,,,

자식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칠순이 넘어 쇠진한 몸으로 논밭을 누비시는 분이거든요...

"엄마... 이제는 조금 편하게 지내셔도 되요... 항상 자식들에게

주려고만 하시는 엄마... 건강챙기는 거 잊지마세요... 그리고, 사랑해요..

다음 생일부터는, 자식들 맘편하게 집에 갈 수 있게 오지말라는 말 마세요!"

 

사연보내주신 서향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