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방송분...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늘 함께했던 죽마고우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네요

대학에 입학해, 진정한 자유를 느끼지 못한 채 입영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지금껏 그래왔듯 늘 희노애락을 함께해온 친구와 동반입대를 했고

같은부대, 같은소대에 같은내무실까지...

기막힌 인연으로 최전방에서 나라를 지키게 됐습니다.

단순히 라면을 많이 먹을 수 있다는 동료들의 속임수에 넘어가 참 고생 많았습니다

상병이 다되어서야 후임을 맞이하게 된, 저와 제 친구...

처음으로 함께 작업을 나갔을 때였습니다.

선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제 친구... 자신이 전봇대를 타고 올라가

전기선을 걷겠다더라구요. 결코 쉬운일이 아닌데 말이죠...

친구는 전봇대를 타고, 후임들은 지켜보고 있고, 저는 아이스크림을 사오던 중

친구가 소리지르더군요. 차단기를 내렸냐고 물어본 모양인데

전 잘들리지 않아, 얼렁뚱땅 그렇다고 대답해버렸습니다.

 

바로 그때, 친구가 쥐어든 니퍼에 전기가 흘러들어 니퍼는 이미 두동강이 났고

친구는 안전띠에 매달려 기절을 해버렸습니다. 감전사고가 난거죠...

니퍼의 손잡이를 잘 잡았던 탓에 친구는 무사히 10분만에 깨어났지만

후임들에게 대대적인 망신을 당한 사건은 결코 끝이 아니었습니다.

제대를 한달 앞둔 여름날, 부대에서 대민지원을 나서게 됐고,

지난 수모를 만회하고 싶었던 친구는 또 전봇대에 오르겠다더군요.

의지에 불타고 있는 친구를 결코 말릴 수 없었습니다. 전봇대에 오른 친구는

쥐고있는 전선을 차단기에 꽂아야 하는데, 이게 웬일...

안전장비도 없던 친구가 전선을 쥔채로 한쪽 다리를 마구 떨어대는겁니다...

불현듯 예전의 감전사고가 생각나, 후임들이 옆에 세워진 장대로 내리쳐

제 친구를 바닥으로 떨어뜨렸습니다.

 

간신히 살려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던 그때, 친구가 말하길...

"어떤자식이, 신발에 들어간 돌 터는대 장대질이야 !!! "

어설프지만 항상 제 곁에서만큼은 든든한 존재인 제 친구...

이렇게 많은 에피소드들로 즐거움을 선사하곤 합니다.

떠올리면 웃음부터 나오는 제 인생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죠...

지금은 제대해서 저는 사회인으로.. 군산대 철학과 학회장일을 하고 있어요.

서있는 곳은 다르지만, 항상 곁에 있는 것 같은 내 친구...

"유명길 !! 사연듣고 후배들이 너의 실체를 알았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사연보내주신,, 박성환씨..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