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방송분

요즘 환절기라 큰아이가 감기로 고생이 많았습니다...

열이 펄펄 끓어 고생하는 아이 옆에서 간호한답시고 지켜보는데,

왜 자꾸 졸음이 쏟아지는지, 제 자신이 한심할 정도로 제대로 보살펴주지 못했어요.

다음날 아침, 밤새 뒤척거리느라 퀭한 얼굴로 학교가려고 몸을 일으키길래

하루쯤 쉬는게 어떻냐고 했더니, 괜찮다며 일찍 들어오겠다더군요.

뭐라도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먹고싶은걸 물었어요, 그랬더니

제가 끓여주는 계란죽이 먹고 싶다더라구요. 그쯤이야 하며 계란을 찾았는데,

아뿔사,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계란이 똑 떨어지고 없지 뭡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계란하나 제때 챙겨놓지 못하는 제 게으름에

또다시 미안해졌습니다. 계란죽은 다녀와서 꼭 먹을수 있게 해주겠다 약속하고

둘째와 함께 학교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남편회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급한 일이 생겨 도와달라구요...

부랴부랴 어머니께 집을 맡기고 남편 회사로 향했습니다.

아이들 오기전에는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았기에 바쁜 하루를 보냈죠.

그러던 중, 어머니께 전화가 오더군요...

계란을 사다둘테니, 돌아오는데로 아이들 계란죽 끓여주라구요..

항상 자상하게 아이들을 돌봐주시는 어머님..

하지만 전 서두른다고 서두른 게, 일이 많아 집에 저녁 8시에나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어머니는 무릎에 붕대를 칭칭감은채 누워계셨고

아들녀석이 옆에서 죽을 떠먹여 드리고 있더라구요.

계란을 사서 돌아오시다가 넘어지셨는데, 행여나 계란이 깨질까

무릎과 팔꿈치로 바닥을 디딘채로 넘어지신거죠...

그 덕에 계란은 하나도 깨지지 않았구요...

당뇨로 상처가 생기면 고생 많이하시는 어머님이신데

손주 줄 계란 생각에 당신 몸은 미처 돌보지 못하신겁니다...

항상 따뜻한 사랑으로 저희 아들들 보살펴 주셔서

정신 없는 엄마인 절 부끄럽게 만드시는 어머님...

아직도 깨끗이 낫지 못한 어머님의 무릎을 보면 한없이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아들녀석도 감기를 말끔히 물리쳤답니다.

어머님의 사랑이 듬뿍담긴 계란죽을 먹었기 때문이죠.. 어머님.. 감사해요 !

 

사연보내주신 김유미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