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항상 제게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못먹이고 키워서 미안하다... 못입혀 키워서 미안하다...
지금은 저도 결혼을 해서 한 남자의 아내가 되었고,
남동생도 직장생활을 갓 시작해, 이제는 어느정도 안정이 되었는데도
근검절약하는 알뜰한 살림이 몸에 배이신 엄마는
절대 선물, 용돈 필요 없다고 하십니다.
가진것에서 작게 쪼개면 충분히 살 수 있으니,,저희들 살 걱정부터 하라는 거죠...
가끔은 이런 엄마가 너무 궁상스러운것 같아 화를 내보기도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형편에서도 우리 남매를 키워내셨으니
포기할만 한데도, 그게 쉽지가 않네요...
제가 초등학교때 일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미술시간에
조각칼을 장난스레 다루다 왼쪽 손을 심하게 다쳤어요.
양호실에서 병원으로 가야할 것 같다는 말에 놀라,
일하느라 바쁜 엄마를 불러 병원으로 향했죠... 수술을 해야한다고 하더군요,
신경을 다쳤고 제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그냥 놔두면 굽어자라게 된다구요... 제가 어렸을때지만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려운 것쯤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당황스러워 하는 것도 눈에 보였구요.
결국 딸의 장래를 위해 엄마의 결혼반지를 전당포에 맡기셨습니다.
하늘나라에 계신 아빠도, 직접 건네주신 할머니도 이해하실거라면서요...
그래서 그 돈으로 저는 무사히 수술을 마쳤고,
지금은 작은 흉터만 남아, 사고의 기억을 떠올리곤 한답니다.
결국은 그 반지를 찾지 못한채 세월이 흘렀습니다.
다음달이면 엄마가 환갑을 맞으시게 됐죠.....
저는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엄만 아빠와 할머니께 못내 죄스러운 마음이셨을겁니다.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시던 반진데...
생각난김에 며칠전 금은방에 갔어요. 하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금값 때문에 근사한 반지를 눈으로만 보고 나왔답니다.
항상 받기만 하는 못난딸,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한 엄마께,
다음 생신때는 멋진 금반지 해드리고 싶네요... 엄마, 사랑합니다 오래오래 사세요...
사연보내주신 박현지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