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 방송분

 

'사랑이냐 우정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요즘 제게 가장 고민스러운 문젭니다.

결혼한지 7개월, 주위에서는 한창 깨가 쏟아지겠다고들 난리지만,

이틀째 부부싸움으로 냉전이랍니다...

이유는, 제가 친구에게 돈을 빌려줬거든요.

언제는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제 모습에 반해서 결혼했다더니...

카드빚으로 고생하는 친구한테 비상금 좀 내줬다고 화를 내는 겁니다.

사실 알뜰살뜰한 아내 모습에 요즘 아가씨들 같지 않다 싶었거든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잔머리를 굴렸습니다.

학창시절 참고서 가격 부풀리던 실력으로 저만의 비상금을 갖게된거죠.

 

좋은집, 좋은차 갖고 누리며 살자는 결혼 전의 다짐을 이루기위해

지금의 부족함은 어찌보면 당연해야 하는건데,

남자들끼리 어울리다보면 술 값도 낼 수 있고,

돈을 빌려줄 수도, 어려운 처지를 겪으면 도움을 처할수도 있는거잖아요.

그런데, 여자끼리는 밥을 먹을 때도, 영화를 볼 때도

자기껀 각자 알아서 내더군요.

제 입장에서는 사실 이해가 잘 안되거든요...

물론 여자들의 우정역시, 남자들 못지 않겠죠...

사실 제가 술자리에서 친구에게 충동적으로 돈을 빌려주긴 했지만,

지금도 후회하진 않습니다.

저도 학창시절 친구들 덕에, 흥청망청 써버린 수업료를 매꾼적도 있었고

싸우고 나서 다친 상처를, 부모님 몰래 치료한 적도 있었거든요.

남녀간의 사랑 못지않게 돈독한 우정을 다녀온 친구들의 우정

이제 제가 표현할 수 있게 됐는데,

아내는 제 마음을 이해못하고, 무언의 바가지를 긁네요...

 

이미 빌려준돈, 남자로써 자존심도 있는지라 돌려받을 수도 없는데

아내는 이미 토라져버렸고,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기만 합니다...

어려운 상황을 겪고있는 친구에게 손을 내밀어야 할지,

사랑하는 아내가 원하는대로, 돈보기를 돌같이 해야할지 말이죠.

사랑하는 아내도, 사랑하는 친구도 둘 중에 어느 하나만 택할 수 없는

제 상황, 너무 곤란스럽고 힘드네요...

 

사연보내주신 김규환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