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방송분

일주일 후면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이 있습니다.

일년에 몇 차례 만나는 사람이지만, 매번 가슴에 슬픔을 안겨주는 사람.

바로 우리 막내 올케랍니다... 지금부터 8년전, 막둥이 남동생은

지금 퇴근하니 맛있는 저녁 차려놓고 기다리라고 해놓고는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로 먼저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그때 올케나이 스물 일곱, 결혼한지 한달만에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슬픈 운명을 맞이하게 됐죠. 그런 기구한 운명속에서도

올케는 한달동안 맺은 우리식구들과의 정을 떼지 못했습니다.

동생을 잊지 못해, 여전히 남동생과 살았던 동네에 살고 있는 바보죠...

명절이 다가오면, 부모님 생신이 되면, 동생 기일이되면

어김없이 찾아와 안부를 묻습니다. 일주일 후면 바로 남동생의 기일이거든요...

처음에는 그런 올케를 보며, 새출발 하라며 모질게 굴었습니다.

정을 떼려고 부단히 노력했죠...

 

사실 지금도 스물일곱이면 얼마든지 새 삶을 살 수 있는 나이잖아요.

무남독녀인 올케라, 사실 사돈댁에서는 얼마나 원통할까요.

금지옥엽으로 키운 딸이 사별하고 외롭게 살고 있으니 말이죠.

결혼전부터 살갑게 우리 식구들 챙겨온 올케였습니다.

그러기에 친 여동생이라 생각하면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

제가 백방으로 수소문해 좋은 남자를 소개해주마, 아무리 설득해도

옅은 미소만 띄우기를 수십번,.. 그런 올케가 오히려 안쓰러워

몇 년 전부터는 아예 말도 꺼내지 않고, 올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네요.

남동생에게 그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어느 누구보다 행복한 가정을 꾸렸을 사랑스러운 올케...

그런 올케에게 평생 한이 될 슬픔을 안겨주니,

누나로서 제가 너무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리고 8년이 넘도록 가족으로서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되어

때론 행복을 느끼기도 했죠.

 

꽃보다도 아름다운 올케, 요즘 들어 부쩍 멋져진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올케 생각이 문득 납니다, 지난 추석엔 감기를 앓느라 오지 못했는데

이번 기일엔 와서 하룻밤 보내고 가고싶다네요...

우리 올케가, 동생을 사랑했던 그 때처럼, 열심히 살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사연보내주신 한양선씨... 감사합니다.